국내 프로야구가 2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지난해 우승팀 SK와 LG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제히 페넌트레이스에 들어간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예년과 달리 경기수가 늘어나 장기 레이스로 펼쳐질 전망이며 연장 12회 무승부도 없어져 팬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또 제8구단인 우리 히어로즈가 창업투자를 통한 새로운 마케팅을 도입, 또다른 수입 창출 효과를 노리고 있어 올해 프로야구는 그 어느 시즌보다도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전망이다. 올 시즌 알아두면 유익한 프로야구 정보에 대해 알아보자.
#올 시즌 프로야구 운영
출범 27년째를 맞은 올 프로야구는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팀당 126경기, 팀간 18차전씩 총 504경기의 정규리그를 치러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예년과 달리 경기 수가 늘어나 장기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겨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포스트시즌 흥행을 위해 지난해까지 3전2선승제였던 준플레이오프를 5전3선승제로, 5전3선승제였던 플레이오프를 7전4선승제로 각각 확대시켰다.
포스트시즌 경기수가 늘어나면 각 팀의 마운드 부담은 커지게 되고 투수력 변수가 큰 만큼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정규리그 1위팀이 유리해지게 된다.
서울을 연고로 한 구단이 3개로 늘었다는 점도 흥행요소다. 서울은 기존 두산, LG(이상 잠실)에 이어 올해부터는 우리(목동) 구단이 가세했다. 특히 목동구장은 서남권 팬과 일부 경기도 지역 팬까지 흡수할 수 있어 저변이 늘어날 전망이다.
SK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Sports+entertainment) 두 번째 실험도 흥미다. 야구 경기 시간에 열리는 모든 것을 경쟁 대상으로 규정하고 야구장을 '스타디움'이 아닌 '볼파크'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지난해 챔프 SK는 올해도 두 번째 스포테인먼트를 펼친다. 최신식 구장을 소유한 팀답게 구장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미니열차, 만화 캐릭터를 차용한 대형 놀이터를 신설, 가족 관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패밀리 레스토랑과 먹거리 업체를 구장에 입점시키는 등 문학구장은 볼거리가 많은 놀이동산이 된다.
#올 시즌 달라지는 것
올 시즌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식으로 바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연장 12회 무승부'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는 정규리그는 12회, 포스트시즌에는 15회까지 점수가 같으면 무승부가 선언됐지만 올해부턴 시간과 이닝 수에 관계없이 '끝장 승부'를 한다. 메이저리그처럼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 확실히 가려 팬들의 야구 보는 재미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대신 선수단 운영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엔트리는 '26명 등록, 24명 출장'에서 '26명 등록, 25명 출장'으로 바뀌었다. 또 1986년 이후 22년만에 3월에 개막하는 올 프로야구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7월이 아닌 8월3일 올스타전을 갖고 3주간 올림픽 휴식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어린이날 경기는 격년제 편성에 따라 잠실, 문학, 대구, 광주구장에서 열리며 올스타전은 8월3일 문학구장에서 개최된다. 작년에 처음 열린 서머리그는 폐지됐다.
#새로운 마케팅의 원년
창업투자사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창단한 우리 히어로즈의 가세로 8구단 체제를 유지한 프로야구는 2008년 마케팅 역사의 새 장을 연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후 구단 관계자 사이에는 '팀 성적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관중이 늘고 마케팅도 성공한다'는 의식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성적의 하위 개념으로 인식됐던 마케팅이 독자적인 비중을 가지고 구단 수익 증대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마케팅 영역이 중시된 것은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왔기 때문. 팀 이름을 후원기업에 팔아 구단 운영 자금을 충당하겠다며 '네이밍 마케팅'을 도입한 센테니얼은 우리담배(주)와 3년간 300억원에 계약하고 구단명을 우리 히어로즈로 결정했다. 이어 프로야구단 가입금 납입 및 유니폼 제작, 선수 연봉 등을 해결했다.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마친 우리 구단은 헬멧 등 소규모 후원 광고를 계속 유치하고 구장 펜스 광고 계약 등을 통해 계속 수익 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운영비와 광고를 비롯한 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연간 20억원 미만인 입장 수입 등에 의존했던 각 구단의 마케팅 전략은 우리 구단이 펼치는 '수익구조 창출 실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 중이다.
각 구단은 그동안 구장 시설 개보수를 통한 '환경 마케팅', 성적에 연동된 '공짜 마케팅', 지역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조로 '지역 밀착 마케팅' 등을 펼치며 스스로 진화해왔으나 야구를 통해 직접 돈을 벌어보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우리 구단의 탄생으로 마케팅 전략의 일대 변혁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