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우주로 날아간 이소연(29)씨는 지난 1998년 일본 여성 우주인 무카이 지아키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세계에서는 49번째 여성 우주인이 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은 구소련의 발렌티나 테레쉬코바. 당시 26세였던 테레쉬코바는 1963년 6월 16일 보스토크 6호를 타고 22시간 50분간 우주 비행을 했다. 광주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소연씨는 송원초등학교, 송원여중, 광주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 기계공학(석사)을 전공했다. 올해 2월 박사(바이오시스템 분야) 학위를 받았으나 우주인 훈련을 받으면서도 학업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태권도 공인 3단이며, 조깅과 수영을 즐기고 밴드 보컬리스트로 활동할 만큼 음악도 좋아한다.

지난 1월 영국의 유명 우주항공전문지 스페이스 플라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을 세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요청에 "크레이지(일에 대한 열정), 섹시(여성의 마음), 쿨(시원발랄한 성격)"이라고 답할 정도로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여성이다. 그녀는 신장 164㎝, 몸무게 58㎏. 여성 우주인으로서 좋은 체격 조건을 갖고 있다.

우연히 신문에 난 우주인 선발 기사를 보고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서 우주인 모집에 지원했다는 그는 우주인 후보 공모에서 1만8천 대 1의 경쟁을 뚫고 후보로 선정됐다.

심사 위원들에게 평가 결과에 상관없이 여성 몫으로 한 명을 뽑는다면 최종 선발자 가운데 한 명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승부욕도 강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탑승 우주인이 자신이 아닌 고산(31)씨로 선정되면서 내심 낙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는 우주로 갈 기회가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훈련에 전념했다.
그런데 지난 3월 고씨가 규칙위반으로 탑승우주인 자격이 박탈되는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그는 예비우주인에서 탑승우주인으로 바뀐 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꿈을 싣고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으로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비쳤다.

한국 우주개척사의 선구자라는 역사적 인물로 기록될 그는 귀국 후 우주인 훈련과 우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진 양성 등 한국 우주과학 발전에 큰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씨는 "어릴 때 우주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18가지 과학실험과 우주 임무를 수행하고 19일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와 함께 지구로 귀환한다.


■ 이소연씨 임무수행후 대우는?

'우주영웅' 선임연구원 격상 광고출연 러브콜 잇따를듯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29)씨가 우주임무 수행 후 어떤 대우를 받게 될까?

이씨는 세계 475번째 우주인, 49번째 여성 우주인이 된다. 세계에서는 많은 우주인 중 한 명에 불과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우주 과학임무를 직접 수행한 유일한 과학자원이다.

현재 이씨와 예비우주인 고산(31)씨의 신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연구원. 두 사람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도 공식적으로는 신분이나 처우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우주임무 수행 후 두 사람의 직위를 선임연구원으로 높이고 현재 가동 중인 항우연 '우주인 관리위원회'를 통해 이들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고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주임무 수행 후에는 실제 우주비행을 마친 이씨와 예비우주인 고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에게는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의미가 부여되고 우주개발을 선도한 '우주영웅'으로 대중에게 각인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우주를 경험한 우리나라의 첫 우주인으로 향후 우주개발 사업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과학기술 홍보대사'로 과학 대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과기부도 이들이 우주임무 수행 후 과학자로서 연구활동을 희망할 경우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이들이 어떤 직함으로든 과학기술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서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두 우주인은 개인적으로 광고모델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의 광고출연 요청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자유로운 광고활동은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기부와 항우연은 기본적으로 '우주인의 개인적 광고 출연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다만 그 내용이 공익적이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면 굳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보이는 한국 우주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