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히 준비시켜 '금의환향' 도웁시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이주 노동자의 수는 이미 50만명이 넘었다. 낯선 땅에서의 차별과 힘듦도 문제지만 고국으로 돌아간 뒤 겪는 어려움도 크다. 일부는 한국에서 어렵게 번 돈을 가족들이 생활비로 모두 써버려 허탈감과 상실감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기도 한다. 막상 일을 하려고 해도 상대적으로 비싼 임금을 경험해본 터라 내키지 않는다. 모은 돈이 있는 이들은 창업을 고민하지만 고국의 상황에 어두운터라 그 또한 쉽지 않다.


그동안 이주노동운동이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보상, 산업연수제도 폐지, 강제추방 반대, 합법적 이주노동제도 확립 등 한국내 제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이주 노동자 스스로에게도 장기적인 삶의 대안을 형성하고, 구체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즉 '행복한 귀환'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몇 년 전부터 이런 문제의식은 이주노동단체 활동가들에 의해 계속적으로 제기됐다.

"고향으로 돌아간 이주 노동자들이 대부분 실업상태"라든가, "또다시 다른 국가로 이주노동을 떠날 생각만 하게 된다", "타국으로 이주노동을 떠나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이 사회부적응 상태로 남아있다" 등 이주 노동자들이 자국으로 돌아가더라도, 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이주노동의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것.

이주 노동자 귀환 프로그램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자는 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주노동단체들은 만약 이주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을 떠나기 전에 본국에서 주위 사람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한국에 와서 몇 년간 일한 돈을 저축하고, 체류하는 동안 필요한 직업교육, 기능교육과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데서 이 프로그램을 착안하게 됐다.

귀환 프로그램은 이주 노동자에 의한 저축과 대안투자를 포함하고 있다. 저축과 투자, 교육을 통해 이주 노동자들이 예정된 3년의 계약을 마치고 가족에게 돌아갈 때, 보다 나은 준비된 새로운 인생을 가족과 함께 시작하도록 하는 것.

이른바 이주 노동자들에게 저축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문화를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귀환 프로그램이 한국에 알려진 것은 1996년부터다. 1996년 아시아이주노동자포럼 MFA(Migrant Forum in Asia)가 한국의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에 홍콩 아시아이주노동자센터 AMC(Asia Migrant Worket Center)의 귀환 프로그램을 소개한 것.


이 프로그램은 일본, 대만과 유럽 등지에 소개됐고 현재 이들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특히 공장단지가 모여있어 이주 노동자가 많은 안산지역, 천주교이주노동자사목센터 '갈릴래아'에서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안산 갈릴래아의 귀환 프로그램은 필리핀 보홀 팡라오섬에 '교육개발연수원'을 짓는 사업을 선택했다. 50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각 200만원의 출자금을 준비하고, 1년동안 매월 약 17만원의 월납입 형태로 저축해 연수원을 짓는 것.

이런 과정에서 약 1억원이 모였으며, 연수원을 짓는데 들어가는 부족분 6천만원은 안산지역 시민단체들의 후원으로 충당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약 4천131㎡의 부지를 매입했으며, 마침내 지난해 11월 개원했다.

필리핀 정부에 협동조합의 형태로 등록을 했으며, 현재 운영과 결정 등을 위한 운영위원회가 구성돼 활발히 운영중이다. 필리핀 보홀은 현재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신흥 관광지로 뜨는 만큼, 연수원은 각종 세미나, 워크숍, 회의장, 어린이 영어연수프로그램 또는 관광객을 위한 펜션 하우스 , 지역주민사업 공간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는 중이다.

2년뒤 연수원 운영이 본 궤도에 오르면 이주 노동자 팀원은 발생한 이익금을 나눠 받을 예정이며, 원하면 5년후에 원금 상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윤극대'를 위한 사업이 아닌만큼, 이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후원이 절실한 상태. 후원자들은 연간 10일동안 보홀 연수원에서 무료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으며, 가족 5명까지 50% 할인된 값으로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1계좌 100만원이며 후원금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 장학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투자 회원으로 신청할 때는 1계좌 200만원. 사업개시 2년후부터 발생하는 수익금을 이주노동자 귀환 프로그램 팀의 회원과 마찬가지로 배분한다. 농협 211053-51-186679(예금주:말씀의선교 수도회 유진신부 Docoy Eugenio A JR) 문의:(031)494-8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