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취임 1주년(5월16일)을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인기하락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취임 초기 샤를 드골 전 대통령 이래 가장 높은 65%대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 했으나 1년 만에 그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차갑기 그지없다.

   지난달 지방선거 패배 후 측근들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뉴 사르코 플랜'이라는 행동수칙을 마련해 엘리제궁에 전달했지만 현재로선 효과가 없는 셈이다.

   ◇지지도 계속 하락세 = 프랑스의 일요 신문인 르 주르날 뒤 디망슈가 20일 공개한 이폽(Ifop)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도는 36%에 그쳤다.

   그의 이런 지지도는 같은 여론조사 기관의 일주일 전 조사에 비해 1%포인트 하락한 것이어서 '뉴 사르코 플랜'에도 불구하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36%로 인기가 추락한 것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1년만에 가장 많이 지지도가 빠진 기록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사에서 무려 79%의 국민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임 1년 동안 생활 형편이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고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국민이 1년 만에 노골적으로 불평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경제, 사회 개혁을 외친 애초의 요란한 구호와 달리 지금까지 성취한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을 들었다.

   ◇경제여건.정부정책도 걸림돌 = 경제 사정이 호전되지 않고 있는 것도 그의 지지도 반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심리 지수는 최근 20년 사이에 가장 형편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가 1990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인상되면서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구매력 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2%로 하향 조정한 상태이다.

   이와 함께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 후 전임 대통령과 달리 미국에 지나치게 편향된 외교정책을 추진하는데 대한 불만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탈퇴결정을 번복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통합군 복귀를 추진하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의혹에 대해 강경자세를 견지하는 그의 '친미행보'가 국민에게 호감을 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정부 각료들이 안경 처방에 대한 의보지원, 열차 이용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 등 각종 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을 노출해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좌파 사회당 소속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은 사르코지 정부를 '아마추어 내각'이라고 규정한 뒤 "정부가 국민을 실망시키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은 24일 저녁 시간대에 TV로 생중계되는 연설을 통해 지난 1년간의 국정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 등을 공개함으로써 지지도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