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는 문화의 시작
모산재에서 출발한지 30여분이 지나 돛대바위로 오르는 철계단에서 앞사람의 엉덩이에 머리를 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져 뒤따라 오르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저런 사람들은 살인미수죄를 적용시켜야 한다." 주지스님이란 애칭의 김창용(60) 회원 말이다. 웃느라 난간을 놓칠뻔 한 한 일행이 "저 사람도 공범" 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돛대바위에서 때아닌 판결소동이 일어 나기도 했다. 아무튼 산행전에는 반드시 대소사(?) 문제부터 해결하고 볼 일이다.
모산재 주차장을 산행기점으로 잡아 철쭉군락지로 오를 경우 직접 돛대바위로 오르는 길과 우회하여 영암사지 방향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가족산행의 경우엔 영암사지 방향으로 오르는 것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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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대바위를 지나 모산재에 오르니 철쭉군락지까지의 이정표가 500m를 가리키고 있어서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10여분간 더 진행하자 환상의 화원이 눈앞에 펼쳐지며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절묘한 자연의 조화라고 할까. 너른 평원에 펼쳐진 철쭉군락은 억새와 바람의 조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철쭉 군락을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담고있는 전경을 뒤로하고 필자는 베틀봉을 지나 황매산으로 향하는데 영화주제공원 쪽에서 각설이 타령이 구성지게 들려온다.
신촌마을 방향으로 있는 영화주제공원은 영화 '단적비연수'를 촬영할 당시 사용하였던 억새집과 통나무집 32채를 복원하여 2001년 5월부터 철쭉제때 개장한 곳이다. 영화주제공원에는 기증받은 영화속 소품 1천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사진촬영대회도 개최하고 영화체험도 할 수 있으며 청소년 야영장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서 다양한 체험공간을 확보하여 놓았다.
황매평전에 들어서니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철쭉 군락지로 들어서니 그 풍경이 말로 형언키 어려울 지경이다.
장박리에서 출발한 등산객들이 마주 오면서 황매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지만 좌우로 펼쳐진 시원한 조망과 함께 아름다운 철쭉들의 향연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함께 가던 박희만(54) 이사가 황매산 일원의 비경에 대해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이 맑은 물을 선사하고 가을에는 온 산을 억새가 감싸안으며 겨울에는 혹한의 바람과 많은 눈으로 그 비경을 더하는 곳"이라며 다른 계절에도 동행하여 산행을 하자 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모산재 평원에서 1시간여를 걸으니 제단이 보이고 황매산 정상이다.
두팔을 벌려 심호흡을 하고 앞을 보니 합천호가 보인다. 중봉을 거쳐 하봉으로 갈 경우 하금1구 방향으로 가면 합천호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전국 낚시인들의 사랑을 받는 포인트라며 전갑선(59) 전회장이 설명해준다.
옆의 박희만 이사가 "수원에서 알아주는 잠수협회 임원이라 그런쪽에 능통한거 같다"라고 전 전회장에 대해 말하자 전 전회장이 "박 이사는 약사출신이라 술 제조 잘하는 것과 다를거 없다" 라고 응수, 두사람의 챙겨주는 우정이 그저 부럽기만 했다.
기상청에서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었고 날도 많이 흐린 관계로 서둘러 하산을 준비하는데 "날씨만 흐리지 않았어도 지리산 너머로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경관이야 말로 제일경으로 쳐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며 한인순(54) 여사가 말씀하신다.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다시 남쪽으로 진행중이실 만큼 열정적으로 산을 사랑하는 분"이라고 거드는 박희만 이사. "해외 유명산을 두루 다녀봤지만 산이 주는 매력은 산 자체에 있기 보다는 함께 하는 사람인 것 같다"며 "인간관계에 있어서 산은 특별한 존재인 것 같다"고 말한다.
이렇게 황매산에서의 산행은 일행들 얼굴에 화사한 철쭉꽃이 한가득이어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산행개요
■ 교통
▲대중교통 이용시
1. 서울, 대구(서부), 대전, 부산, 진주 등지→ 합천→가회.
2. 가회에서 영암사행 군내버스 운행. 황매산 군립공원 매표소가 있는 두심고개에서 하차하여 영암사까지(5㎞) 도보.
3. 가회면 소재지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영암사까지 요금이 약 5천원 정도.
▲자가용 이용시
1. 서울, 대전→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 고속도로→단성 인터체인지→원지→ 가회→황매산
2. 대구, 광주, 전주방면→88 고속도로→거창인터체인지→ 해인→해인사 교차로(대구방면)→봉산대교→ 합천호→ 대병면 소재지→대병면 소재지를 지나 첫번째 갈림길에서 우회전→ 양리마을 → 두심마을 → 황매산 군립공원 매표소(영암사 푯말)
■ 등산로
▲1코스:모산재주차장-모산재-영암사지-모산재주차장 (2시간)
▲2코스:모산재주차장-모산재-철쭉제단-닭벼슬바위-덕만주차장(3시간)
▲3코스:덕만주차장-독립가옥-박덤-삼거리-삼봉-황매산 정상-철쭉제단-모산재-무지개터-모산재주차장(6시간)
▲4코스:대병 하금계곡-삼봉-삼거리-대병면소재지(5시간)
▲5코스:대병 하금계곡-삼봉-삼거리-박덤-독립가옥-덕만주차장(6시간)
▲6코스:대병 하금계곡-삼봉-황매산 정상-철쭉제단-모산재주차장(6시간)
■대한팔달산악회
대한산악연맹 경기도 산악연맹의 모태가 되었던 임원들의 노력으로 오늘날까지 무사고 산행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00여명의 회원이 산행을 하였을 정도로 참여도 또한 높은 편이다.
해외의 유명산으로 원정등반도 다니는 등 수많은 등산경력이 축적된 몇 안되는 산악회로서 회원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집행부의 헌신적인 노력이 돋보이며 회원들의 이력 또한 약사, 문학가, 사업가 등 다양하나 산에서 만큼은 지위고하를 불문하는 평등을 주장한다. 철저하게 비영리로 운영되며 연간 행사로 연초 '시산제' 연중 '단합대회' 연말 '산악인의 밤' 등을 개최한다.
정기산행은 매월 첫째주 일요일이다. 회장 조한육 011-412-2983, 부회장 배상준 011-345-1798, 총무 김동석 010-5448-6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