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초(물고기 집)에선 먹잇감만 보이면 우럭·놀래미 등이 솟구쳐 오르고 여밭(돌밭)에선 식탐에 정신없는 대물들이 돌아다니는,바야흐로 서해안 우럭 선상낚시 시즌이 시작됐다.

겨울의 낮은 수온을 피해 먼바다로 떠났던 우럭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심 20~40m의 비교적 따뜻한 수온대에 먹잇감이 풍부한 어초와 여밭이 있는 내만권으로 빠르게 입성하고 있는 것이다.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녘 바다로 향하는 배,떠오르는 해는 모든 일상의 근심걱정을 잊게 해주고 곁을 스치는 섬들은 '꾼'들의 급한 마음을 아는지 어서오라 손짓하는 듯 정겹다.

5~6월에 인천은 남항·연안부두·만석부두, 경기지역은 화성시 전곡·궁평항, 충청도는 안흥·신진도·홍원항 등 서해안 곳곳이 황금낚시터로 변해 꾼들이 북적이는 시기. 지난 겨울은 유난히 따뜻해서 인지 예년보다 조금 빠르게 내만권 우럭 선상낚시가 시작됐다.

전문 선단들은 멀리 가지않고 1시간 전후의 가까운 곳으로 출조해 씨알이 40㎝가 넘는 개우럭을 잡아내는 짭짤한 재미를 선사한다.

서해안의 개펄은 육지에서 유입되는 흙으로 형성되어 영양염류가 풍부하다. 사리때면 이 개펄의 영양염류를 어초나 여밭쪽으로 이동시켜 어린 생물들이 서식하기 적합한 곳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처럼 수온이 활동하기에 적당한 여밭에는 조개며 새우, 잔대 등이 많아 이들을 먹기위해 개우럭에 광어까지 자주 출몰하는데 이러한 현상으로 7월초까지는 짭짤한 조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우럭들이 수온 상승과 산란후의 게걸스런 먹성이 살아날 때이니 미끼(오징어나 미꾸라지)도 평소보다 큰 것으로 사용해 입질을 유도해야 한다.

선상 낚싯배를 한번 타려면 여러 날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된다. 좋은 물때는 사전에 마감이 되기 때문이다. 물때는 보통 1물서 4물까지 알맞은 물흐름으로 인해 손맛·눈맛·입맛이 보장된다.

선상낚시는 팀 워크가 중요하다. 선장의 신호에 따라 동시에 채비를 내리고 올려야 옆사람과 낚싯줄이 엉키지 않는다. 엉킨 채비는 내줄을 먼저 풀어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게 에티켓이다.

물고기의 입질은 항상 오는게 아니므로 입질이 붙었을때 집중해서 낚아야 한다. 물때는 간조에서 들물로 바뀔 때와 만조에서 썰물로 바뀔 때 입질이 활발하고 씨알도 굵다. 낚싯배 안에서도 입질이 잘 오는 명당자리가 있어 늘 꾼들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그래서 안흥이나 신진도항에선 승선 때 사고도 미연에 방지하고 불만을 없애기 위해 제비뽑기식으로 순번을 매겨 자리를 정한다.

일단 입수된 채비는 빠른 속도로 내려도 엉키지 않는다.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쿵하는 느낌이 전해지거나 풀리던 낚싯줄이 느슨해진다. 그러면 즉시 줄을 회수한다는 생각으로 약간 잡아당겨 팽팽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럭이나 놀래미 처럼 바닥에 붙어사는 어종은 굴곡의 암초지형을 좋아하기 때문에 선상낚시는 험한 암초지형을 포인트로 삼게 마련. 암초바닥에선 바늘이 걸리기 쉬우므로 봉돌이 바닥에 닿자마자 재빨리 50㎝에서 1m정도 감아줘 밑걸림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밑걸림이 두려워 채비를 너무 띄우면 입질을 받지 못한다. 채비가 밑걸리지 않는 한도에서 최대한 바닥에 머물게 하는 것이 선상낚시의 기본 기술이다.

선상낚시를 하다보면 옆사람은 계속 낚아내는데 불과 1m정도밖에 안떨어진 나는 입질이 없는 경우를 자주본다. 그 이유는 우럭이나 놀래미는 운신하는 행동반경이 넓지 않기 때문. 낚싯배는 포인트 진입후 조류를 따라 조금씩 흘러가는데 내가 내린 낚싯줄이 우럭의 은신처를 스쳐지나갈때 입질을 받는 것이다.

그순간에 미끼가 바닥 근처에 있지 않으면 입질을 못받고 옆사람에게 기회를 넘겨주게 된다. 특히 입질이 '투둑'하고 올 때 급하게 채면 금물. 오히려 낚싯줄을 살짝 풀어 완전히 먹이를 삼킬수 있도록 기다렸다 확실한 챔질을 해야한다. 릴링(릴 감기)은 낚싯대를 세우고 고정속도로 천천히 감는 것이 손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 채비와 준비물
바다의 햇볕은 매우 강렬하다. 긴팔 셔츠와 선글라스. 선크림, 챙 넓은 모자를 준비해야 한다. 구명조끼는 낚싯배에 비치되어 있다. 단 낚은고기를 가져오려면 아이스박스는 필수다. 배에서 의자대용으로 깔고 앉아야 하므로 하드케이스제품을 사야한다. 얼음도 미리 채워넣어야 한다. 그리고 선상 우럭 낚싯대·릴(전동릴·대형 장구통 릴)·면장갑이 필요하고 미끼는 미꾸라지·오징어살 등으로 현지 낚시점에 바늘 채비 및 미끼 일체가 완비되어 있다.

■ 문의 및 추천 선박(출항시간 04:30~06:00)
▲ 경기도
화성 전곡항 화성606호-근해 5만~6만원. 중식, 낚시도구일체 제공. (031)357-2109 011-667-7088
화성 궁평항 푸른바다호-근해 5만~6만원. 중식, 낚싯줄만 제공. (031)356-5765 017-398-3261

▲ 인천
만석부두 황해3호 - 근해 6만원. 조식 중식 제공, 미꾸라지 별도. 011-256-5248/신오낚시
연안부두 승진호·승진3호- 중근해 9만원. 조식 중식 미꾸라지 제공. (032)889-1900/푸른바다 낚시레져
연안부두 진성호 - 근해 7만원. 조식 중식 미꾸라지 제공. (032)888-9114/해양유선
남항부두 백마3·5호 - 중근해 9만원. 조식 중식 미꾸라지 제공. (032)887-8181/백마바다낚시
남항부두 해성2호 - 근해 7만원. 조식 중식 미꾸라지 제공. (032)888-1998/해성유선

▲ 충청남도
신진도 부길·용궁호 - 근해 7만원. 중식 제공, 미꾸라지 별도. (041)674-7936/태풍투어낚시
어은돌 자연호 - 중근해 8만원, 먼바다 10만원. 조식 중식 제공, 미꾸라지 별도. (041)672-9305/자연낚시
안흥 성남·부흥호 - 근해 7만원, 중식 제공, 미꾸라지 별도. (041)675-1079/시온낚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