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도 브랜드가 있습니다'.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다양한 부문에서 프랜차이즈 업종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통 및 물류 구조에 따라 프랜차이즈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학원, 미용 부문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입은 업소들이 속속 생겨나는 중이다. 횟집 프랜차이즈도 이러한 사례중 하나로 도심 상업 및 주택 지역을 중심으로 활어회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성공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싸고, 맛있고, 푸짐한 프랜차이즈 횟집
지난 11일 저녁 10시께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 소재한 프랜차이즈 횟집중 하나인 '곰수산'에는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빌 디딜틈 없이 빼곡히 손님들로 가득차 있었다. 먹고 있는 메뉴도 광어, 우럭은 물론 오징어, 놀래미, 쥐치 등 각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메뉴가 상마다 가득 차려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흘리기에 충분했다.

가격도 저렴해 3인 기준으로 웬만한 활어회 메뉴는 3만원 정도면 충분했다.
이날 가게를 찾은 최대한(28·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씨는 "전국 어딜 가더라도 비슷한 맛과 동일한 가격의 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횟집을 찾기보다는 안전한(?) 횟집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횟집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초부터로 'OO수산'이라고 이름 붙여진 횟집들이 도심 구석구석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가맹점이 3천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업체들은 '회 9천900원', '광어 한마리 1만원' 등 저렴한 가격으로 그동안 고급 음식으로 여겨지던 활어회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광명수산', '곰수산', '에녹수산' 등이 대표적 업체로 엇비슷한 전력과 마케팅으로 '활어회 외식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의 성공원인은 첫째, 고객들에게 믿을 수 있는 점포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활어회'라 하면 '바가지'를 떠올릴 정도로 불신이 강했던 소비자들에게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비슷한 가격대에 회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생겨나자 브랜드를 믿고 회를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해 주는 가격도 성공의 비결중 하나다.
프랜차이즈 횟집들의 경우 전국의 모든 체인망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회를 제공하는 데 이는 기존의 회 가격에 대한 '거품 빼기'로 볼 수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일반 횟집에서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려지는 밑반찬(일명 스키다시)을 줄이고, 품질 좋은 회를 공급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활어회의 경우 시가에 따른 가격 차이가 있고, 자연산의 경우 그 차이가 더욱 크지만 프랜차이즈 횟집들의 경우 동일한 유통·물류망을 통해 이러한 격차까지 최소화 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횟집 프랜차이즈는 어쩌면 저렴하고 믿을만한 활어회를 먹고싶다는 고객의 수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난 업종"이라고 말했다.

 
 
#업종과 종류도 다양해져

횟집 프랜차이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세부 업종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다.

'오징어나라'(www.ikanara.com)의 경우 오징어 전문 횟집으로 60여개의 점포를 내는 동안 폐점률 0%라는 성공신화를 펼치고 있다. 오징어나라는 산지 직배송 체제를 구축해 중간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보다 싱싱한 오징어와 해산물을 보다 빨리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 도쿄에서 3대째 오징어 요리 전문점을 이어오고 있는 스미요시 가문의 전통 기술을 전수해 고품격 오징어 요리의 참맛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느껴볼 수 있다.

참치 전문 횟집도 프랜차이즈를 통해 광범위하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동신참치, 독도참치 등 유명 횟집 프랜차이즈 외에도 최근에는 '참치병장' 등 저가 참치전문 프랜차이즈들이 시장을 공략중이다. 기존 참치 프랜차이즈점들이 참치 홍보를 통한 대중화에 앞장섰다면 최근의 저가형 참치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무한 리필 시스템을 통해 지갑이 가벼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렇듯 '횟집 프랜차이즈 전성시대'이다 보니 수협도 얼마전부터 횟집 프랜차이즈 사업에 전격 나섰다.
수협중앙회도 생선회 소비를 활어 위주에서 선어로 바꾸고 안정적인 생선회 소비 수요 확보를 통한 어민소득 증대를 위해 생선회 프랜차이즈 '별해미'를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변명식 장안대 프랜차이즈학과 교수는 "재료 및 유통적 특성으로 횟집 프랜차이즈 운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높았지만 바로 이러한 단점을 프랜차이즈가 보완해 나가고 있다"며 "향후에는 업종이 더욱 세분화 된 특징적인 횟집 프랜차이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랜차이즈 횟집 즐기기 노하우
 
 
1 정확한 프랜차이즈 명칭을 알고 가자-
횟집 프랜차이즈가 성행 하다보니, 유사 명칭을 사용하는 가게들도 늘어나고 있다. 유사명칭을 사용하는 가게로 갔다가는 맛과 가격에서 바가지 쓰기가 십상이다.

2 시가 적용되는 자연산 고집하지 말자-프랜차이즈 횟집에서는 굳이 자연산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프랜차이즈 횟집에서 대개 비슷한 가격으로 적용되는 일반 활어와는 달리, 자연산은 시가가 적용돼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점포라도 가격차이가 클 수 있다.

3 스키다시 욕심은 버려라-대부분의 프랜차이즈 횟집에서는 기존 횟집처럼 밑반찬(일명 스키다시)만 먹어도 배부른 상차림은 차려지지 않는다. 다만 각종 해물 모듬 및 멍게, 해삼, 개불, 오징어 등을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판매하니 참고할 만하다.

4 횟집이 크다고 좋지는 않다-대형 횟집이 범람하는 추세지만 프랜차이즈 횟집은 상권 수요에 맞게 각 지역마다 알맞은 크기로 점포가 꾸며지기 때문에 소형 점포에서도 알찬 회맛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가게 규모가 작을수록 인심은 크다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