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의 호텔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외국계 대형 호텔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것.
기존 호텔들의 객실 보유량이 50~80실 정도에 불과했다면, 이 호텔들은 최고급 시설에 규모도 100~200실을 훌쩍 넘기면서 명실공히 '호텔다운 호텔'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관광 경기'를 외칠 때마다, 또 대규모 국제대회를 유치할 때마다 '그럴듯한' 호텔의 부재로 인해 멀쩡히 자기 손님을 서울 등지에 빼앗겨야 했던 경기도나 각 시·군들은 자연스레 숙원을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기존의 중소 호텔로서는 버거운 '골리앗'의 출현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호텔은 지난해 3월 킴스클럽 수원점을 매입, 1년간 리뉴얼을 통해 무려 240개 객실을 선보인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

호텔전문기업인 (주)MS호텔그룹은 지난 4월 29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연면적 3만9천800㎡규모(지하 7층·지상 13층)의 고품격 비즈니스 호텔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을 선보였다. 기존 판매시설을 리뉴얼한 만큼 주차 수용능력만 370대에 달한다.

세계적 인지도가 높은 프랑스 호텔 체인 업체 '아코르사'와 제휴, '보다 편리하고 안락한 호텔'을 모토로 고급화된 각종 편의시설은 물론 가격 문턱도 크게 낮춰 이용객들의 부담감을 크게 줄였다.

실제로 각 객실은 브라운과 베이지 컬러로 이뤄진 가구와 카펫, 커튼으로 디자인돼 있어 내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무료 초고속 인터넷과 개인 금고, 화장실 비데 등 최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무와 휴식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미래형 객실'로 이미 해외에서 입증받았다는 것이 호텔측의 설명이다.

1층 로비의 '르 빠르지엥 라운지&커피숍'은 '자연과 환경의 만남'을 주제로 한 프랑스풍의 로맨틱 사교장소로서 비즈니스맨과 전문직 종사자는 물론 결혼을 앞둔 양가의 상견례장, 맞선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르 빠르지엥'이 밝은 분위기의 오픈된 공간이라면 2층의 '프로방스'는 130여 가지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과 500여병의 다양한 와인을 갖춘 최고급 뷔페 레스토랑이다.

전용 프라이빗 룸도 5개나 있어 각종 회식에 적합하며 이용객들의 편의를 돌보는 눈높이 서비스가 곁들여진다.

또한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의 핵심시설이라 할 수 있는 컨벤션(웨딩포함) 시설은 총 4개층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호텔측은 웨딩, 컨벤션 관련 행사 유치에 전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그랜드볼룸 '베르사이유'는 각종 컨퍼런스와 명품 웨딩 등을 치러낼 수 있도록 최첨단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베로나' '베네치아' 등 3개의 럭셔리 웨딩홀과 '리옹' '니스' '몽마르트' '칸느'등 프랑스의 주요 도시 이름을 딴 미팅&컨벤션홀은 다양한 성격에 맞는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했다. 호텔측은 '평생 단 한번뿐인 결혼식을 이 세상 최고의 예식으로' 제공하겠다는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는 9월경 오픈 예정인 지하 1층의 맥주광장은 썬큰 통로(외부로 출구가 연결된 통로)를 통해 입장할 수 있으며, 세계 각국의 병맥주와 독일·벨기에 산 생맥주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수원지역의 새로운 명물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체력단련실, 사우나 시설 등은 고객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했으며 반면 불필요한 기교는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사무·휴식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도록 꾸몄다. 오픈 기념으로 각종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데 이어 수입 자동차 등 경품 사은잔치를 준비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눈에 띈다.

(주)MS호텔그룹 관계자는 "경기도 일대에 비즈니스 창출 기회 및 관광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 앞으로도 2~3개 호텔을 새로 건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순수 국내 토종 기업이면서도 경쟁력있는 '한국형 호텔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획 단계이긴 하지만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로 조성되는 고양 한류우드(고양 관광문화단지) 2구역도 주목받을 대상이다.

지난 21일 구역내 호텔 건축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대명레저산업은 앞으로 40일간 사업계획서에 제시한 자금 계획과 건립 일정 등을 세부적으로 검증받은 후 최종 사업자로 확정될 예정이다. 대명레저산업은 2구역 9만6천948㎡ 가량의 면적에 2천586억원을 투입, 관광호텔 370실, 가족호텔 290실 등 총 660실(특2급) 규모의 고품격 명품 호텔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경기북부지역 최초의 특급호텔로, 지역 문화관광산업 발전은 물론 국내 최대 전시·컨벤션센터인 고양 킨텍스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는 '호텔 수원(가칭)'이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중이다. 연회장과 레스토랑 등을 갖춘 233개 객실 규모(지하 6층·지상18층), '관광 특 2급' 수준으로 건축하고 있다.

한화 계열의 서울 프라자호텔도 지난해말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내 호텔식 중식당 'T원'과 양식당, 라운지 커피숍, 구내식당, 휘트니스센터의 문을 열었다. 그동안 호텔 캐슬이 사실상 운영해 왔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고급화하는 것은 물론 센터에서 열리는 웨딩이나 각종 행사를 유치하면서 부가 수익까지 올리고 있다.

이비스 엠버서더 수원 등의 대형 고급 호텔 등장은 기존 호텔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텔 캐슬은 지난해 7월부터 5만원, 10만원권 자체 상품권을 판매하면서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 컨벤션 홀을 증축하고, 일부 시설은 리뉴얼에 나서는 등 고객 유치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외식업체인 폰토스와 제휴, 할인 행사에 들어가고, 기존 사우나시설을 확장, 헬스장과 마사지실을 신설하는 등 부가시설을 통해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호텔 리츠도 웨딩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객실 무료 사용과 조식 무료, 사우나 사용권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