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고교생에게 콘돔을 나눠주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남프리카공화국의 교직원노조가 고교(8∼12학년) 재학생들의 낙태와 에이즈 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직접 콘돔을 나눠줄 예정이어서 그 유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현지 일간지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교직원노조는 고교생의 임신과 에이즈 감염에 의한 사망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주부터 학교에서 콘돔을 배포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무사 구메데 교직원노조 대변인은 "남아공 사회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치명적인 질병에 감염되고 있음은 물론 임신에 따른 낙태를 경험하는 청소년들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직원노조가 지난 16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콘돔배포 사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사업이 청소년의 성적 접촉을 촉진 또는 조장하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낙태수술을 경험한 여학생들의 경우 심리적 쇼크에 빠지기 마련인데 이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 미친다"면서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성적 접촉을 절제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콘돔이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직원노조의 이번 결정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가 않다. 남아공 학생회의 사무총장 아이작 루툴리는 "우리는 교직원노조의 콘돔 배포 계획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학생들과는 이 문제에 관해 협의를 벌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공장소에서 콘돔이 배포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콘돔이 학교에서 배포되면 학생들이 이를 사용할 것으로 보는 것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계획은 오히려 학생들의 성적 접촉을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콰줄루나탈 주정부의 스부 은데벨레 총리는 최근 여학생 임신 사례가 콰줄루나탈주에서만 연간 5천건이 넘는다면서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라도 학생들에게 콘돔을 보급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