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필요해'.
제11회 바다그리기 대회에 자녀들과 함께 나온 아버지들은 '도우미' 역할에 분주한 모습.
강한 햇빛을 막기 위해 양산 들고 있기, 짐 나르고 텐트 치기, 물 떠오기, 사진을 찍어 추억 만들기 등은 아버지들의 몫. 모든 아버지들이 자상한 것만은 아닌 듯. 누워서 잠자기, 책이나 신문 보기, 도와주지 않으면서 잔소리하기 등 무관심한 유형도 존재.
두 자녀와 행사장을 찾은 이철민(40·남구 주안동)씨는 "솔직히 얘기하면 아이들에게 끌려 나왔다. 막상 나와 보니 날씨도 좋고, 나들이 온 기분이다"라며 흡족한 표정으로 웃음.
수상작품집 동원 만반의 준비
○…이번 대회에서는 예상 스케치 및 관련 도서, 전년도 수상작 모음집을 총동원하는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속출, 다른 참가자들로부터 부러움을 한몸에 샀는데. 처음으로 미술대회에 출전했다는 김가람(서구 창신초교 1)양은 스케치북 한 권을 빼곡히 메운 예상 도안과 관련 도서를 보며 영감을 얻는 데 몰두.
2년 연속 바다그리기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최인정(서구 마전초 2)양은 미리 준비해 온 지난 대회 수상 작품집을 영감을 얻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해 눈길.
그림 그리고 뜀박질 하고
○…올해 처음으로 연수구 동춘동 LNG 기지 내 송도자원센터에 마련된 행사장은 천연 잔디 축구장을 비롯해 농구장, 족구장, 체력 단련장이 구비된 스포츠센터. 때문에 바다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그림도 그리고 드넓은 운동장을 뛰어다니느라 바쁜 분위기.
각각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온 김태진(38·남동구 논현동)씨는 "그림 그리고 나서 모처럼 잔디를 밟으며 아이들과 공을 차니 너무 즐겁다"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이 행사장을 찾아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지난해 열린 아암도 공원보다 훨씬 여건이 나은 것 같다"고 한마디.
송도LNG기지 예상인원 7배 참가
○…바다그리기 대회 참가자가 한 장소에 몰리면서 생긴 '돌발사태'를 인천 해경이 공기부양정을 투입 해결해 눈길.
특히 송도 LNG 인수기지에 마련한 행사장에는 사전 접수자 400명보다 7배 이상인 3천여명이 참가.
주최 측이 준비한 도화지 1천500장이 이날 오후 2시께 동이 나면서 도화지 부족 사태가 발생.
이에 해경은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중구 월미도 행사장에 있는 여분의 도화지 1천여장을 송도자원화센터 부근에 있는 예인선 부두까지 수송.
외국인 관광객들도 연주감상
○…해양경찰청 관현악단이 식전행사로 공연에 나서 '바다그리기 대회' 개최를 축하.
관현악단이 첫 곡으로 스티브 바라캇의 '플라잉'(Flying)을 선보이자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잠시 멈춰 서 연주를 감상.
관람객들은 가수 정수라의 '환희', 그룹 코리아나의 '투 더 빅토리'(to the victory) '연안부두' '아기공룡 둘리' 등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로 호응.
아이들 그림장소로 식당제공
○…월미도에서 '원조 예산회집'을 운영하는 김정희(47·여) 사장은 가게 전체를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장소로 무료 제공. 덕분에 아이들은 따가운 햇빛을 피해 그늘에서 그림 그리기에 열중.
김 사장은 "1년에 한 번 대청소를 하는데 우연인지 그리기 대회와 맞아떨어졌다"며 "아이들이 땡볕에서 그림 그리는 것을 보니 안타까워 가게를 내주게 됐다"고 설명.
해경요원들 안전사고 예방만전
○…제11회 바다그리기 대회가 열린 인천항 갑문엔 20여명의 해양경찰청 안전요원이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
갑문은 직접 바다와 맞닿아 있고 최대 5만급의 대형선박이 오가는 곳으로,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지역.
이들은 대회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대회 현장에 나와 경찰통제선을 설치하고 순찰활동을 벌이는 등 참가자들이 안전한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유도. 또 갑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시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기도.
부모님께 미술열정 보여드릴터
○…"좋은 성적을 거둬 부모님께 미술에 대한 제 의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번 대회에 첫 참가한 인항고 이성재(17·연수구 연수동)군은 미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지만, 일반 대학에 진학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
이군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미대에 가고 싶은 본인의 의지를 부모님에게 알리고 싶다고. 이군은 "열심히 그려서 꼭 입상해 미대 진학에 대한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
선박 갑문 통과장면 '찰칵'
○…바다그리기 대회가 한창 진행되던 오후 3시20분께 비어 있던 갑문에 화물선 천광호가 진입하자 갑문 일대에서 그림을 그리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일제히 카메라를 꺼내며 환호성.
도재혁(36·부평구 산곡동)씨는 "오늘 갑문에서 배가 빠져나가는 모습을 처음 봤다"며 "이런 모습을 보기 쉽지 않은데, 그리기 대회 참가를 계기로 아이들에게 배가 갑문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웃음.
4군데서 6만 5천여명 참가 성황
○…개막행사에는 조진형·이윤성·홍일표·구본철 국회의원, 박승숙 중구청장, 남무교 연수구청장, 전년성 시교육위원회 의장, 이승언 중구의회 의장, 심갑섭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최재근 인천관광공사 사장, 박영복 경인일보 인천본사 사장, 김승완 경인일보 편집위원회 회장과 김용운·이세원·강재석·고상작 편집위원 등 내빈들이 대거 참석.
박영복 사장은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는 바다그리기 대회가 월미도, 갑문, 자유공원, 송도 LNG 인수기지 등 4군데에서 약 6만 5천여명이 참가하는 대행사로 치러지게 됐다"며 개막을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