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수도 한양을 방비하는 도호부가 설치되어있던 경기 양주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호인 양주별산대놀이를 비롯해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 하에서도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회암사지 등이 그것이다.

양주시 장흥에 자리한 송암천문대는 2007년에 문을 열었다. 한일철강 송암 엄춘보 회장이 어릴 적 뒷동산에 올라 보던 밤하늘의 별을 추억하며 어린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줄 수 있는 공간으로, 어른에게는 밤하늘에 반짝이던 고향의 별을 추억해 볼 수 있는 추억의 공간으로 사재를 털어 문을 연 곳이다. 여타 천문대와 달리 스페이스센터와 천문대, 호텔급 숙소,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는 천문테마파크로 만들어졌다.

이곳의 핵심교육시설은 천문과학교육장인 스페이스 센터이다. 사계절 달라지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편안히 앉아 공부할 수 있는 디지털 플라네타리움(Digital Planetarium), 우주공간을 비행하며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시뮬레이션그래픽으로 관찰하고 공부하는 우주학습공간 챌린저 러닝센터(Challenger learning center) 등 최첨단 기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챌린저 러닝센터는 동양에서는 송암천문대가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 시설로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스페이스센터 앞에는 해발 443m의 계명산 형제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스테이션이 있다.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6분10초 동안 올라가면 지상 3층 지하 1층의 공간에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 전망대, 카페 등을 갖춘 천문대에 도착한다. 천문대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은 로봇쇼다. 사람모양의 작은 로봇들이 우주를 유영하고 탐사하며 일사불란하게 군무를 추는 것.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감탄사를 연발케 하는 공연이다. 이후에는 우주에 대한 영상강의와 우주관측이 이어진다.

천문대에는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이 있다. 이곳에서 보유하고 있는 망원경은 국내기술로 만든 첫 번째 60㎝급 망원경과 반사식, 반사굴절식, 굴절식 등 다양한 성능의 망원경 7종이다. 이들을 통해 먼 우주에서 반짝이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별들을 만날 수 있다. 광활하게만 느껴지던 우주가 좀 더 가까워지는 공간이다.

산 정상에 자리한 천문대는 전망이 아름답다. 발 아래로 펼쳐진 수많은 산과 도시가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것.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천문대는 밤이 되어야 제 빛을 발한다. 가릴 것 없이 탁 트인 산 정상에 자리해 일몰이 만들어낸 붉은 노을과 밤하늘 가득 총총하게 떠오르는 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천문대는 본연의 임무인 별 관측이 시작된다. 산 아래 자리한 스페이스센터가 불을 밝혀 사람들에게 우주의 꿈을 나누는 시간도 이맘때부터이다. 낮부터 계속된 우주공부를 마친 가족들이 스페이스센터의 휴게공간을 찾아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 번잡한 도로변과 달리 산으로 둘러싸여 고요하기만한 천문공원이 마치 별천지처럼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송암천문대의 개관시간은 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천문대 이용권+케이블카 왕복 1회권+플라네타리움 1회 관람권으로 구성된 스타이용권이 어른 2만6천원, 청소년 2만3천원, 4세 이상 어린이 2만원이다. 3인 가족이 이용할 경우 패밀리티켓(6만1천원)을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송암천문대가 자리한 장흥면은 일찍부터 유원지로 이름난 곳이다. 이곳에 장흥아트파크와 자생수목원이 있다. 장흥아트파크는 부르델, 문신, 임옥상, 한진섭 등 유명조각가들의 작품이 야외공원 가득 전시되어있는 미술전문테마파크로, 색으로 표현되는 4개의 전시공간을 가지고 있다. 백남준과 데이비드 걸스타인 등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블랙전시관과 2007년 8월 세계적인 건축가 우치다 시게루가 설계한 블루, 레드, 옐로우 전시관이다. 가족들이 가장 많이 찾아가는 전시관은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섬유미술놀이터, 옐로우이다. 옐로우전시관 앞마당에는 안쪽의 작품과 연계한 커다란 그물모양 섬유놀이터인 'B?'bob'이 있다. 장흥아트파크의 2008년 전시주제는 '예술가와 친구하기'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어린이 1인당 2만원 선. 평상시 아트파크 입장료는 어른 7천원, 어린이 5천원.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장흥 자생수목원은 송암천문대가 있는 계명산 형제봉 뒤편 산기슭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백년 넘은 잣나무 숲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살려 조성한 것이 특징. 덕분에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 오솔길을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물론 숲 사이사이 다양한 꽃과 분재들이 자리하고 있어 관찰학습원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한다. 곳곳에 놓여있는 숲속 벤치에 앉아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수목원 입장료는 대인 5천원,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4천원.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이다.

장흥면을 벗어나 양주읍내로 들어서면 양주관아와 양주 별산대놀이마당이 있는 유양동에 닿는다. 조선태조 3년에 조선의 도읍을 송도에서 한양으로 옮기면서 한양 중심부에 있던 양주관아를 옮겨온 곳이 유양동이다. 이곳에는 양주관아와 정조임금이 세조의 능에 다녀오다 사흘간 머물며 백성을 위한 잔치를 베풀고 사대에서 활을 쏜 것을 기념해 세운 비석이라는 어사대비와 마을 수령들의 송덕비가 남아있다.

특권계급에 대한 반항이 담긴 양주별산대놀이는 야외공연이 어려운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한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공연된다. 관람객과 공연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춤사위를 배워보는 시간도 준비돼 있어 모두 한데 어우러지는 흥겨운 놀이마당도 체험할 수 있다.

여행수첩/
■ 가는 길=서울~동부간선도로~의정부 시내. 포천 방향으로 우회전해 직진하면 주내검문소. 검문소를 지나 주내 고가도로 옆에서 송우리 방향으로 우회전. 원학동 삼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하면 로얄컨트리골프장 입간판. 입간판 지나 조금만 더 가면 MBC문화동산.

 
 
■ 맛집=
기산유원지 인근에 위치한 박터졌네(031-871-6691)는 청사초롱을 늘 밝히고 있다. 실내는 그리 넓지 않지만 초가지붕과 청사초롱, 노란 파라솔이 준비된 야외석,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상차림도 푸짐하다. 참게장 정식 2인 3만5천원, 황태구이 정식 2인 3만원. 장흥유원지 내의 예뫼골(031-855-1891)은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 잠자리=장흥유원지는 오래전부터 고급 식당과 잠자리가 밀집된 곳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맛집과 잠자리도 몰려 있다. 이중에서도 장흥유원지 내에 최신식 시설을 갖춘 스타하우스(031-894-6000), 가족들이 이용하면 편리한 파인힐 가족모텔(031-829-0719) 등이 좋다.

여행tip/
■ 양주투어버스=양주시는 2008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한다. 양주시청과 양주역을 출발해 송암천문대-필룩스조명박물관-초록지기마을, 청암민속박물관-장흥아트파크-자생수목원을 돌아보는 토요일 2개 코스, 대장금테마파크-회암사지-허브힐, 이고을 체험-무호정-그린아일랜드-관아지 등을 돌아보는 일요일 2개 코스 등 총 4개의 관광코스가 운영되며 이용료는 어른 2천원, 학생 1천원, 미취학아동 무료이다. 식사와 관광지입장료는 별도. 예약은 양주시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tour.yangju.go.kr)의 '양주투어버스신청'란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