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촌의 대명사 '맬라 캠프'(The Mae La Camp)
미얀마 국경을 뒤로한 채 이 곳에 자리잡은 난민촌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맬라 캠프'(The Mae La Camp). 미얀마 정부와의 100년간 내전으로 난민으로 전락한 카렌족들이 거주하는 이 캠프엔 국제NGO와의 사전협의를 거쳐야만 방문할 수 있다. 맬라 캠프의 모습은 당초 생각한 것보다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미얀마 정부의 폭탄 투하를 피하기 위해 국경을 대신하는 산 밑에 조성된 캠프촌은 대나무로 엮어 만든 엉성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촌락과 다름없다.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태국은 1990년부터 이곳에 난민들의 거주를 묵인하는 대신 돌로 영구적인 집을 짓지 못하게 규제하는 등 절대 독립을 허용치 않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난민촌을 둘러보면 미얀마 내전에 참가했다가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군인과 고아원에서 양육되고 있는 아이들 등과의 만남에서 난민의 고단한 삶의 아픔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기독교 신자가 유독히 많은 카렌족 난민 5만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맬라 캠프내엔 학교와 마트 등이 운영되는 등 작은 난민촌 시장경제가 확립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 군부정권이 난민 양산 주범
반면 군정은 자국 시민들에게 식량과 정보, 인력, 경제적 지원 등 4개 분야를 원천 봉쇄정책을 추진해 삶을 꾸려가기 어려울 정도다.
또 군정과 소수민족이 이끄는 저항무장단체간 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양민들이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 난민은 군부의 저항단체 양 진영으로부터의 고문과 학살, 구금, 강간, 강제노동 등에 시달리고 있다.
또 태국 동부국경엔 미얀마 등지에서 이주해 온 커렌과 커레니, 샨, 몬족이 거주하고 있다. 태국 서부 국경지대엔 방글라데시와 인도와의 국경지대를 따라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 교도들과 다른 소수민족들이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때문에 난민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국교인 불교와 이슬람이나 기독교 등을 믿는 소수민족 통합을 위해 때아닌 골치를 앓고 있다.
■ '희망'의 디아스포라 난민촌
태국과 미얀마 등 인접 국가의 국경을 따라 들어선 유엔 난민촌은 난민들의 입주를 제한하는 반면 입주시 유엔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유엔 난민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대나무 집에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으나 난민촌을 벗어날 수 없어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이에 카렌족 등 일부 소수민족 난민들은 불법 난민촌을 선택한다.
태국정부의 묵인속에 비밀리에 운영되는 불법 난민촌에서 기본적인 의식주를 보장받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지만 이들에게는 '희망'이 있다.
각 난민촌마다 '공동체'를 구성해 아이들에게 자국 언어와 역사, 그리고 태국어와 자본주의 경제 등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진행,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각 난민촌에서 선발된 인재들이 미국 등 전세계 국가로부터 난민지위를 부여받아 제2의 삶을 개척하고 있다.
이들 난민들은 타국에서 자국의 독립 혹은 영토 회복을 위한 전쟁을 지원하거나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대안세력으로 힘을 키우게 된다.
푸른경기21 박연희 기획국장은 "척박한 환경의 난민촌에서 조국의 민주화 등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는 난민들의 강한 의지에 놀랐다"며 "국내 NGO들이 난민 등 아시아 국가의 주요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 푸른경기21 연수단 일정
"생태계 파괴부터 난민 인권까지, 눈으로보고 가슴에 담은 7박9일"
'아시아를 통해 세계를 본다'는 슬로건하에 꾸려진 '2008 푸른경기 21 해외연수단'.
'푸른경기 21 연수단'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 5월21일부터 29일(7박9일)의 일정으로 태국 북서부 국경지대를 전격 방문했다.
푸른경기 21은 그동안 태국 등 동남아시아 5개국이 인접해 있는 인도차이반도내 메콩강 유역 등의 국경지대에서 집중적으로 빚어지고 있는 난민촌과 소수민족, 각종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등의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왔다.
태국 치앙마이에 도착한 다음날인 지난 5월22일 연수단은 메콩강 유역을 끼고 있는 5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이슈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태국 치앙마이 사오(Sao Hin) YMCA를 방문했다. 세계 100대 대학에 손꼽히는 태국 치앙마이대 코솜 사이찬 박사 등 교수진으로부터 메콩강 유역의 생태계 파괴나 지구온난화 등의 국경지대 현안이슈에 대한 강의를 청취했다.
이어 YMCA의 환경에너지센터를 방문,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교육기자재 및 강의를 들은 뒤 치앙마이 주정부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살펴보았다.
■ 카렌 난민위 이끄는 쏘우 사이먼 KKBBSC신학교장
"폭압적 군정은 폭발앞둔 시한폭탄, 미얀마 민주화에 국제사회 관심을"
태국 서북부 국경지대의 맬라 캠프촌내 카렌 난민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KKBBSC 신학교 교장인 쏘우 사이먼(Saw Simon) 박사는 "미얀마를 군사정권이 장악한 뒤 한끼 식사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고통받는 양민들이 지금도 밤마다 태국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는 억압적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태풍 '사이클론'이 강타한 양곤 등 피해지역에 대한 외국의 구호손길과 관련, "군정이 미얀마내 열악한 상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가 개방압력을 가함에 따라 독재권력 기반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얀마 군정은 지난 1988년 10만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0만에 달할 정도로 정권강화에만 매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군정이 올해들어 승려들에게 총을 발사하고 감옥에 가둔 일에 대해 불교국가인 미얀마 시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어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설명했다. 카렌족의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사이몬 박사는 미얀마에 희망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만간 미얀마가 새로운 날을 열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카렌족의 흩어짐, 즉 디아포라가 먼 훗날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박사는 "카렌족은 미국에만 1만2천800명이 나가서 사는 등 스웨덴, 노르웨이 캐나다 등 전세계에서 미얀마인을 받고 있다"며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유엔기준에 맞춰 제3세계국으로 망명을 가겠다는 이들을 일정 부분 받아주면 그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먼 박사는 마지막으로 "사이클론 등으로 집과 가족을 잃은 미얀마 시민들에게 한국과 일본 등에서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