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독재전횡을 행사해온 미얀마 군사정부는 당초 약속과 달리 해외구호에 대한 빗장을 모두 풀지 않아 24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들에게 구호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군정은 폭정으로 도탄에 빠진 국민들의 삶은 외면한 채 오히려 체제유지와 영구집권에만 골몰하면서 신헌법을 채택하는 등 폭력적 정치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태국 서·북부 국경지대로 피해나온 정치지도자들은 미얀마 국내 양식있는 지식인들과 연대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지금도 투쟁중이다.
국제사회의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군부 장기집권 '올인'
군정은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인해 이재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지난달 10일과 24일로 나눠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강행, 찬성률 92.48%로 통과시켰다.
반면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는 민주주의를 기만한 것이라며 신헌법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정국은 극도로 혼란한 상태다. NLD는 성명을 통해 "이번 국민투표는 군정이 찬성을 유도하기 위해 유권자를 억압하고 위협한 불공정하고 부자유한 투표였다"며 "군정당국의 기만적인 국민투표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정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민주화를 위한 7단계 로드맵'에 따라 국민투표를 통과한 신헌법을 토대로 오는 2010년에 총선을 실시할 방침이다.
신헌법 초안은 상·하 양원 의석의 25%는 군부에 할당하도록 명시, 사실상 군정체제를 굳히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영국인과 결혼하고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인 수치 여사는 대선과 총선 출마 자격이 박탈되는 것으로 확인돼 국내·외에서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미얀마는 군정이 지난 1974년에 제정된 헌법의 효력을 중지시켜 최근까지 헌법이 없는 상태였다.
# 군부만 배불리는 구호물품
국제사회는 사이클론이 미얀마를 휩쓸고 지나간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이들이 적절한 구호활동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군정은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의 구호노력에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미얀마 민주화를 향한 국제사회의 지원 절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필두로 태국 매솟서 활동하고 있는 FDB 등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각종 단체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연대해 민주화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미얀마 군부에 대한 '압력'을 전방위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 내부의 민주화 확산을 위한 양식있는 지식인과 대학생 등을 중심으로 참된 공동체 결성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인 승려들의 민주화 투쟁에 대한 동참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군부는 최근 수차례에 걸쳐 승려에 대한 총포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시민사회내에서 반정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이클론 강타시 미얀마 앞 바다에는 미국 항공모함이 구호물자 등을 싣고 대기하고 있다가 결국 되돌아가기도 했다. 미얀마 군정붕괴에 따른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한편 민주정부가 성립할 수 있도록 지원키 위한 암묵적인 목적에서였다.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의 미얀마 방문도 구호물품을 받지 않는 군정에 문호를 개방토록 하는 동시에 가택 연금중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중단토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와함께 국제인권NGO들도 미얀마 내부의 아동 및 여성에 대한 인권문제를 개선토록 촉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민주화 지원을 하고 있으나 아직은 갈길이 멀기만 하다.
아름답고 푸른 평택21실천협의회 박환우 사무국장은 "미얀마의 정치상황은 지난 80년대 우리나라의 민주화 투쟁 당시와 거의 흡사하지만 민중의 정치세력화 등 갈길이 먼 것 같다"며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태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그들이 반드시 민주화의 꿈을 달성하는 날을 고대해 본다"고 밝혔다.
■ 경인일보 인터넷서 미얀마 피해상황 동영상 전달
경인일보는 태풍 '사이클론'의 강타로 수십만명의 생명을 빼앗긴 미얀마의 피해상황과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는 현지 주민 등에 관한 생생한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를 16일 전격 공개한다.경인일보가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태국 북쪽 국경 일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마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Forum for Democracy in Burma: FDB)으로부터 태풍 피해 상황 등을 담은 자료를 전달받았다.
■ '버마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 나인 홍 의장 "영구집권 저지·정치적 대안그룹 육성 팔걷어"
최근 미얀마의 '슈웨' 군사정부의 20여년간 독재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버마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Forum for Democracy in Burma: FDB)의 나인 홍(45·Naing Aung) 의장은 "최근 군부의 신헌법 제정 등을 통한 영구집권 기도를 저지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얀마 민주화를 주도했던 '8888항쟁'세대인 30인 그룹의 일원이었던 나인 홍 의장은 "태풍 사이클론으로 양곤 등지에서 피해를 입은 양민들이 제대로 구호를 받지 못해 피해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태풍 피해상황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특히 나인 홍 의장은 "미얀마에 비행기로 도착한 국제NGO 등의 구호물품이 NGO관계자가 아닌 군인에 의해서 배분되면서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군부는 지난 1988년 이전 10만명에 불과했던 군인을 5배나 늘어난 50만명으로 육성해 왔다. 군부는 시민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복무하기보다는 정권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나인 홍 의장의 설명이다.
미얀마 독재군부는 자신이 정한 법을 안 지키면 양민을 총살하는 억압적 상황속에서 군인에게 살인 및 강간 면허권을 부여하는 등 초법적 통치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나인 홍 의장은 "불교사회인 미얀마는 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매우 큰데 군부 정권이 스님에게 총을 발사한 것은 아주 놀라운 상황"이라며 "군부 일각과 시민사회가 경악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FDB를 비롯 미얀마 민주화 그룹들은 최근 미얀마내 민주지도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조직 지원활동을 펼치는 등 군사정권 붕괴에 대비한 '정치적 대안그룹'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나인 홍 의장은 "미얀마의 군부 독재 장기화 시도로 인해 민주주의가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한편 태풍
'사이클론'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존위 자체가 매우 심각하다"며 "한국을 비롯, 국제사회가 비폭력주의를 지향하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