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축구 대표팀이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스웨덴과 8강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무적 함대' 스페인이 8강 진출을 확정한 유로2008 조별리그 D조에서는 러시아와 스웨덴이 1승1패로 동률을 이룬 가운데 최종전을 통해 조 2위를 가리게 된다.

   러시아는 지난 대회 우승 팀 그리스를 1-0으로 제압한 기세를 몰아 2연승으로 8강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하지만 스웨덴 역시 8강행 희망을 품고 필사적인 각오를 나설 태세여서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스페인은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그리스와 마지막 경기에서 한결 여유를 갖게 됐다.

  
◇러시아-스웨덴(19일 오전 3시45분.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슈타디온)
'히딩크 마법'을 기대한 러시아는 스페인과 1차전에서 1-4로 대패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2차전에서 그리스를 1-0으로 이기고 기사회생한 러시아는 이번 경기에서 다시 한번 승리한다면 최소 조 2위를 확보, 8강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러시아는 역대 전적에서 스웨덴에 3승4무5패로 열세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러시아 24위, 스웨덴 30위)에서는 우위에 있다.

   게다가 러시아는 공격의 핵인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출장 정지가 마침내 풀려 공격 전술에도 다양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뛰어난 드리블 실력에 스피드까지 갖춘 아르샤빈은 2008유로 예선에서 세 골을 터뜨리며 본선 활약을 예고했지만 경고 누적으로 조별리그 1,2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또 장신 스트라이커인 로만 파블류첸코도 갈수록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 히딩크 감독은 더욱 든든하기만 하다.

   반면 스웨덴은 간판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몸 상태가 완벽지 않으면서 공격진에 비상에 걸렸다. 1,2차전에서 한 골씩 터뜨렸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스페인과 2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무릎 이상으로 후반에 교체됐다.

   하지만 탄탄한 미드필더와 수비진을 자랑하고 있는 스웨덴은 골득실에서 러시아에 앞서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담감은 덜하다. 스웨덴은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오를 수 있다.

   러시아가 과연 최소 비기기 작전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스웨덴의 골문을 뚫을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 스페인-그리스(19일 오전 3시45분.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슈타디온 발스 지젠하임)
2연승으로 8강행을 일찌감치 확정한 스페인은 한결 여유를 부릴 수 있지만 그리스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마지막 경기는 잡겠다고 각오다.

   스페인이 1,2차전에서 보여준 막강한 전력을 3차전에도 이어 간다면 그리스가 스페인의 벽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은 그리스와 역대 전적에서도 6승2무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고 FIFA 랭킹(스페인 4위, 그리스 8위)도 더 높다.

   스페인 투톱인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는 두 경기에서 다섯 골을 합작하며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리스가 호락호락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스는 2연패로 8강 진출이 이미 좌절됐지만 지난 대회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서라도 조별리그 전패 수모를 당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올 수 있다.

   특히 수비 중심의 전술을 펼친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두 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는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며 지도력에도 큰 타격을 입은 터다.

   스페인이 8강에 대비해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리스는 절박함 속에 최종전을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