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기상청이 예보하였습니다. 사상 초고유가에다 50일도 넘은 쇠고기 촛불 집회에 뒤이어 줄줄이 화물과 건설연대 파업이 이어지는, 내우외환의 우리 사회와 경제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이라서 가슴이 답답하던 차에 차라리 비라도 시원하게 내렸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입니다.
괜스레 웬 장마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부동산과 장마는 절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법원경매는 자연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응찰자 본인의 철저한 사전답사와 권리분석을 필요로 하는 법원 경매의 특성에다가 입찰 당일 엄격한 시간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이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매 시점의 이른바 폭설, 태풍, 홍수, 혹한 등 기후변화에 따른 악천후는 곧바로 경매 참가인원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경매에 문외한도 아는 바와 같이 경매는 응찰자 숫자가 단독이든 수십명 혹은 수백명 일지라도 단 한사람 1등(최고가 매수자)만이 낙찰자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2등은 애석하지만 차라리 꼴등과 다름없는 것이 경매이기 때문에 경매 법정에서는 보이지 않는 경쟁자 수(數)가 경매 결과의 희비(喜悲)를 가름 짓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몇해전 강원도에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산사태로 가옥이 매몰되는 등 큰 피해가 생겼을 때 강원지역의 춘천법원, 속초, 영월, 강릉지원 같은 경매법정에서는 평소의 10분의1도 채 안되는 단 30명 미만만이 입찰에 참가해 거의가 경쟁자 없이 여유있게 단독으로 낙찰받는 횡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법원 경매의 고수(高手)들은 이러한 악천후를 저가매수의 찬스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추석, 구정 같은 명절과 연말연시, 황금연휴, 하절기 휴가철도 경매에서는 호기(好機)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의 우리 경제상황은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온통 불리한 것뿐인지라 투자를 하려해도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입니다. 또한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저 한숨만 들이쉬고 내쉴 것이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성공하는 사람은 항상 소수인 까닭이기에, 부자의 숫자가 일반 서민에 비해 훨씬 적은 것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을 한탄하는 것도 결국은 자신이 단지 '이미 늦었다'라고 포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허구한날 내리는 장대비에도 "하늘이 도왔다고(?)" 기뻐하며 찬스를 살리겠다고 열심히 뛰어다닐 것입니다. 오히려 쾌청한 하늘에다가 비라도 내려달라고 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