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의원들부터 최초로 '유급제'가 도입되면서 단순 명예직이 아닌 전문직으로서 출발했다고 자평하는 경기도의회지만, 여전히 명예직 시절의 자리싸움 등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어 도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민주당 작지만 강력한 교섭단체, 한나라당 위협한다(?)
지난 6·4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전체 9개 지역의 도의원 선거중 7곳에서 승리하면서 7명의 민주당 도의원이 추가 등원했다.
기존 5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원내 교섭단체의 구성요건인 '10명 이상의 의원' 조건을 충족시키며 '통합민주당 교섭단체'를 만들었다.
지난 5월 한나라당이 타 당의 원내 진출을 막기위해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0명에서 15명으로 상향시키려다 철회하는 등 각종 시련을 겪은 민주당은 그 어느때보다 강력했다.
선거 다음날 첫 등원한 이대근(안산2) 의원은 9명의 의원을 대표해 소감을 밝힌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의 균형은 이미 깨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균형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전포고(?)하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긴장시켰다.
특히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박세혁(민·의정부3) 의원이 교육감선거비용을 부활시킨 예산결산위원회의 결정에 강력 반발하는 발언을 해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모 의원은 "보궐로 들어온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절차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한나라당에 반대하려는 것 같다"며 "이런 이들에게 어떻게 상임위원장직을 내줄 수 있겠냐는 것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에는 한자리도 줄수없어!
경기도의회에 교섭단체가 두개가 된만큼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은 모두 두 교섭단체의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악화된 관계는 '교섭'이나 '합의'의 과정을 무색케 하고 있다.
하반기 의회 의회직은 의장 1석,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 10석 등 모두 13개의 '자리'가 있다. 이중 지난 23일 한나라당이 의장 후보로 진종설(고양4) 의원을 선출함으로써 사실상 의장을 확정했다.
그러나 부의장은 다르다. 부의장직이 2석인 만큼 각 교섭단체에서 양분하는 것이 관례로 내려왔고 여기에 의원수에 비례해 10석의 상임위원장 직을 배분하는 것 또한 '관례'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 당일 오전에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정금란 한나라당대표의원은 윤화섭 민주당 대표의원과의 교섭내용을 설명하며 "선수(選數)도 낮고 보궐선거 출신 의원이 대부분인 민주당에 부의장직이나 상임위원장 직을 맡기면 의회 위신이 실추될 것"이라며 "민주당에 부의장직 등을 주지않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자"며 박수를 유도했다.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은 비공개 회의를 통해 '민주당에 부의장직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민주주의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결정'이라고 반발함은 물론,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결국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라며 '장고끝에 악수(惡手) 둔 꼴'이라는 자조섞인 비판이 새어나왔다.
#충돌이냐 합의냐…의회는 파행국면으로
민주당은 결전 태세다. 민주당은 12명 의원들의 교섭단체 몫으로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직 3석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협상 결렬을 선언하자 부의장직 1석과 상임위원장직 1석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아무것도 줄 수 없다는 한나라당의 당론이 확고해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점진적으로 한나라당을 압박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민주당 요구안으로 다시한번 협상을 하고, 이후에도 한나라당이 합당한 이유없이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경우, 가능한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번 한나라당의 교섭단체 강화 추진시 비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식 기자회견 ▲단식투쟁 ▲법적 대응 등의 강경책을 고려했던 전적이 있어, 의회직을 둘러싼 두 교섭단체간 힘겨루기가 '의회 파행'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를 두고 도의회 관계자는 "최초 위원장 3석 요구는 무리수였으나 1석은 관례나 의원 비율로 볼때 합당하다"며 "합당한 조건임에도 한나라당이 '무조건 안준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여론에는 '독점욕'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