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의장·권용호)가 26일 하반기 원구성에 따른 의장 등 각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충돌, 제154회 정례회의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정족수 부족으로 제때 열리지 못하는 등 파열음을 냈다.

시와 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예결특위(위원장·박현배)를 열어 상반기 집행부의 예산 집행 등에 대해 심사 및 심의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총 예결위 의원 9명 중 4명만이 회의에 참석, 정족수 미달로 당초 계획된 오전 10시에 개원되지 못하고 오후 2시로 넘겼으나 이 또한 지켜지지 않는 등 하루종일 파행을 겪었다.

사건의 발단은 의장·부의장을 포함 총 6개에 이르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데서 비롯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보궐선거를 통해 소속의원이 8명에서 총 9명으로 늘어나면서 교섭단체가 된 이상 상임위원장직을 최소 2자리는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측에서 양보와 타협을 뒤로 한 채 숫자의 우세를 내세워 힘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이들은 "한나라당 주장대로 1석만 민주당이 가질 경우 자칫 초선의원이 2, 3선 의원을 제치고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며 2자리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은 상반기에도 상임위원장직을 1자리만 맡았으며, 절대 반수를 훨씬 넘는 의석수로 볼 때 1자리 이상은 절대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다만 "1개 상임위원회의 감사와 특별위원회의 위원장 1자리는 양보할 수 있지만 더 이상의 양보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양측 대표는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는 하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의견 조율을 가졌으나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