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된 인도 보팔 참사가 발생한 지 4 반세기가 다되고 있지만 방치돼 있는 유독성 폐기물로 인해 주민들이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등 보팔의 비극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전했다.

   보팔 참사란 1984년 12월 인도 마디야프라데시주 보팔에 있던 미국 유니언 카바이드사의 살충제 공장에서 이소시안산메칠가스 등 유독가스 40t이 누출돼 3천500명 이상이 죽고, 50만명이 부상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다.

   사고를 일으킨 유니언 카바이드사의 공장 내 창고 등에는 아직도 425t이 넘는 유독성 폐기물들이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으며 폐기물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유독물질 오염 가능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비록 질병의 원인이 방치된 유독성 폐기물 때문이라고 규명된 상태는 아니지만 현지 주민의 자녀는 2세대 보팔 참사의 희생자들인 양 구개열과 정신지체와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보팔 참사의 피해자로 인정돼 받은 보상금은 평균 550달러에 불과했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그마저도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참사를 일으킨 유니언 카바이드사의 당시 최고경영자(CEO) 워런 앤더슨의 신병을 확보하려는 인도 당국의 노력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보팔의 비극이 잊혀지지 않도록 해당기업과 정부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지난 2001년 유니언 카바이드사를 인수한 다우 케미컬이 유독성 폐기물 처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다우케미컬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다우케미컬은 지난 1998년 보팔 공장의 소유권을 마디야프라데시주 정부에 넘겨줬다면서 보팔 참사와 이어지고 있는 비극에 책임을 져야할 의무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인도 정부도 다우 케미컬이 폐기물 처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다우 케미컬에 대한 비용 전가가 외국인 투자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면서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자발적 건강연대의 미라 시바는 "유독물질만 제거됐더라도 지하수가 오염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아직도 진행형인 보팔의 비극에 다우 케미컬이 주범이라면 태만한 태도로 국민의 건강을 지키지 못한 정부는 종범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폐기물 처리비용을 누가 부담할 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사이에 현지 주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면서 보팔의 현재는 인도 관료체제의 비효율성과 무감각, 무능을 보여주는 것이자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기업의 어두운 측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