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 특산 'for River' 명품와인 도전

지난달 10일 화성시 전곡항 '경기국제보트쇼 &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 대회장에서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환영 만찬 자리. 대회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김문수 도지사와 팀 코벤트리 영국해양협회(BMF) 부회장 등 외국 선수·임원, 바이어 등 500명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포도주가 담긴 건배잔을 들어올렸다. '포리버(for River)'라는 다소 생소한 품명의 와인을 음미한 이들은 이구동성 "어디서 생산된 포도주냐?"며 대회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쏟아내고, 수차례 리필을 요청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5일간의 보트쇼 기간 중 750㎖ 포리버 포도주는 모두 1천여병이 날개돋친듯 팔려나갔다.

#화성의 '천년약속'을 꿈꾼다

송산 포도농가·도 협력 '샌드리버' 설립

지난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만찬에서 건배주로 등장했던 상황버섯 발효주 '천년약속'은 만찬장 건배주 이야기가 언론에 소개되고 혈전 용해 효과가 알려지면서 일약 명주 반열에 오른 바 있다. 지난 11~15일 전곡항에서 열린 '경기국제보트쇼' 당시 건배주로 등장한 화성 특산 포도주 역시 '제2의 천년약속' 도약 기대에 부풀어 있다.

주인공은 2006년 송산 포도농가들이 참여해 도·농 협력형태로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샌드리버(Sand River)가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에서 송산포도를 원료로 생산하고 있는 향토 포도주 'for River(포리버)'. 모래 사(沙)자와 강 강(江)자를 따 샌드리버라 명명된 이 회사의 적포도주가 지난 보트쇼에서 건배주로 등장,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고급 술로 본격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농민들은 매년 30% 이상씩 성장하는 국내 와인시장에 뛰어들어 농가 소득도 올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상품으로 '농업의 체질'까지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샌드리버에서 열린 와인스쿨에서 참가 시민들이 와인 제조법을 배우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포리버'는 화성시 송산면 135 포도원에서 생산된 훌륭한 포도를 100% 원료로 사용한다. 송산지역은 해풍과 이슬의 영향 등 해양성 기후 조건과 풍부한 일조량으로 경기도에서도 포도 재배면적이 크게 늘고 있는 지역. 이런 생육조건에다 화학비료 대신 부식 조개 껍질이나 굴 껍질을 이용한 키토산 비료를 뿌려 재배하는 송산포도는 껍질이 두껍고 당도·육즙·향기가 뛰어나며 내한성이 강해 오래 저장해도 맛을 잃지 않아 미국과 동남아시아에 수출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 포도를 1년간 숙성시킨 포리버 포도주는 시(市) 농업기술센터의 자문을 받아 지난 6년 동안 개발한 것으로 알코올 함유량은 13%이다. 187㎖, 375㎖, 750㎖ 세 종류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샌드리버 김승원 대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당도가 높은 송산포도로 만들어 외국 와인과 달리 떫지 않으면서도 입안에 여운을 준다"고 전했다.

#경기도 와이너리(winery)의 중심

'지산지소' 생산지서 직접구매 방법 연구

'와인은 농산품이자 사랑입니다'. 사훈과도 같은 샌드리버의 회사 철학이다.

지역 포도농가의 전통적 상부상조 계승정신을 바탕으로 농업기업을 세운 만큼 포도 농가들의 상호 협력은 물론 새로운 가치의 지역 와인 테마 생성과 지역 문화·경제발전 기여 등을 위해 과감히 이윤 지상주의에서 벗어났다.

여기에다 김승원 대표는 특히 샌드리버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은 그 지역에서 곧바로 소비하는 방법, 즉 소비자가 생산지로 와서 구매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업 정신에 힘입어 샌드리버는 지역 와이너리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위한 각종 와인체험 행사도 열고 있다.

사람들이 포도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낭만과 테마를 찾아서 포도주 주산지로 직접 찾아올 수 있도록 '와인과 예술', '와인과 허브', '와인-Bar레스토랑', '와인과 휴식' 같은 테마사업의 활성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와인을 옆에 두고서 미술감상을 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여유로움을 즐기는 생활, 허브향이 가득한 곳에서 연인과 함께 와인잔을 부딪치는 테마들이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포리버'의 인지도도 높아질 것이란 복안이다.

이에 따라 송산포도가 한창 익어가는 8월부터 사강리 와인체험관에서 시민들이 직접 와인스쿨 강좌와 포도주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샌드리버 포도주 체험장에서 와인 역사와 제조이론, 생산라인·제조장·저장고 견학 등은 물론 테이블 매너와 같은 전반적인 내용까지 습득한 뒤 포도알맹이를 직접 따내 포도주를 담가보고, 1년간 숙성된 포도주의 병입 과정까지 일목요연하게 경험함으로써 참여 시민들은 '지역에서도 국제적 수준의 와인이 생산된다'는 자부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