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홍콩 대신 인천항을 기점으로 한 신규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한 짐라인 이준익(50·사진) 인천사무소장.
짐라인의 인천항 기항은 인천항 입장에서는 연간 7만5천TEU(인천항만공사 추산)가량의 물동량 증가를 가져다주는 희소식이지만, 졸지에 선사가 빠져나간 홍콩으로서는 황망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이 소장은 인천항이 홍콩과 같은 처지가 되지 않으려면 항만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짐라인은 이스라엘 국적의 세계 20위권 선사.
인천항을 기점으로 상하이~칭다오~부산~세코우(중국 선전)~싱가포르~포트클랑(말레이시아)을 기항하는 신규 컨테이너 항로에는 1천732TEU급 선박 1척과 1천400TEU급 3척 등 4척의 선박이 투입돼 주 1항차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우크라이나로 수출되는 GM대우의 자동차 부품을 중간 환적지인 상하이항으로 옮기는 게 주된 목적이다.
"기항 초창기라 아직은 GM대우가 주 화주이지만 마케팅을 점차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천항으로 싣고 들어오는 화물은 아직 얼마 안되지만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인천항으로 향하는 화물 마케팅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이 소장은 짐라인에서 인천항 기항을 모색할 때 당초 4천TEU급 선박 투입을 신중히 검토했다고 들려줬다. 하지만 인천항 항만시설과 하역장비 등을 감안할 때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최종 판단돼 투입 선박의 규모를 줄였다고 귀띔했다.
"현재 4천TEU급으로 추진중인 인천신항을 최소한 6천 내지 8천TEU급이 접안할 수 있도록 건설해야 합니다. 신항이 빨라야 오는 2013년께나 완공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쯤 4천TEU급 선박은 피더선(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기항하는 중추항만과 인근 중소형 항만 간에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중소형 컨테이너 선박)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 소장은 인천신항의 규모가 인천항 발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항만업계는 물론 지역사회도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