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이젠 '양'보다 '질'입니다."

국내 유수의 여행사가 주관하는 국내여행 패키지 상품이 점차 고급화 되고 있다. 국내 여행 패키지하면 '젓갈시장'이나 '대통령 별장'을 둘러보며 지역특산품을 구매하던 10여만원 내외의 상품을 떠올리겠지만 최근 선보이는 고급 국내 여행 패키지는 별을 가득 채운 특급호텔에, 지역 최고급 음식은 물론 리무진 버스까지 대동하며 그 품격을 높이고 있다.

대명양양쏠비치 힐튼남해리조트

물론 가격도 높아져 최고급 상품의 경우 1주일간의 여행 비용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말 그대로 '세계여행급 내나라 여행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해외에서나 볼수 있었던 고급 리조트들도 눈에 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남쪽나라를 찾지 않아도 푸른빛 바다는 내 세상이 된다.

#여행사, 전국 권역별 상품 잇따라 선봬

▲ 영덕대게
'국내도 다 못돌아 본 놈이 무슨 해외여행이냐?'

이제는 듣기 힘들어진 핀잔이지만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지 못하고, 귀족여행처럼 비쳐질 당시에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떠났던 사람들이 수없이 들어야 했던 잔소리였다. 하지만 이런 얘기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이유인 즉, '고급' 및 '품격'을 찾아 해외로 떠난다는 여행객의 핑계가 고급여행패키지들의 출시로 설곳을 잃은 것. 특히 최근의 환율상승 등은 이러한 국내 고급여행패키지 상품들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나투어 및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은 6박7일짜리 여행상품을 기본으로,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3박4일과 4박5일, 5박6일 상품도 마련해 55만~89만원에 선보이고 있다. 하나투어의 99만원짜리 6박7일 상품은 부여~전주~목포~보성~남해~진주~울산~경주~안동~정선 등을 잇는 코스로 상품을 구성했다.

관광객은 최고급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싣고 가이드 안내에 따라 관광과 진수성찬을 즐기면 된다. 물론 잠자리 역시 최고급 호텔 및 리조트다.

동남아의 고급리조트는 물론 유럽여행상품까지 넘볼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한 만큼, 여행의 질도 높아졌다. 남해 힐튼 골프&스파 리조트, 경주 힐튼호텔 등 초특급 호텔에 투숙하고 식사도 회정식, 짱뚱어탕, 남도 한정식 등 각 지역의 별미로 차려진다. 지역별로 문화공연을 관람하거나 동행 전문 가이드 외에 방문 지역마다 문화해설사의 자세한 안내도 곁들여져 여행다운 여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패키지여행 성공은 고급에 있다

▲ 남도 한정식
직장인 김모(44)씨는 얼마전 형제들과 힘을 합해 1인당 100만원에 가까운 국내 고급 패키지 상품으로 부모님에게 '효도여행'을 보내 드렸다.

처음에는 중국 및 동남아 등으로 여행을 보내드릴 계획이었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과 해외패키지 특성상 '강제 쇼핑' 등의 관례가 거북스러웠다. 특히 부모님이 그동안 변변한 국내여행도 못했다는 점은 국내 고급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게 한 주 원인이 됐다.

주부 박모(39)씨 역시 이번 여름휴가를 1인당 40여만원(3박4일)의 고급 국내 패키지로 가기 위해 남편을 설득하고 있다.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비용적인 면이 부담스럽고, 가족만의 여행은 운전 및 식사준비 등으로 오히려 피곤만 쌓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급 국내 패키지 여행이 출시된 이후 여행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동남아여행과 비슷한 가격의 국내여행상품이 과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냐는 문제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H여행사의 국내 상품의 경우 출시 이후 세달동안 230여명의 고객이 몰렸으며 절반 이상이 99만원짜리 전국일주 상품을 택했다.

최근에도 상품을 더욱 다양화하고 취급 여행사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고급 패키지 상품이 진화하는 추세다. 이같은 상품들은 추후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관광객이 만족한다면 외국 관광객에 크게 어필할 수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고급 국내 패키지 상품 시장이 더욱 치열해 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공사 추천 국내 고급 패키지 여행

국내 고급 패키지 여행이 인기를 모으자 한국관광공사도 '8월의 추천 여행'으로 국내 고급 패키지 관광을 꼽았다.


▲외국에 온 듯…외도와 통영 세일요트 투어=누구나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어하는 이국적인 섬 외도와 에메랄드 바닷빛이 아름다운 해금강의 유람선 관광이 준비돼 있다. 선선해지는 저녁에는 깜장 조약돌이 펼쳐진 거제 몽돌해변에서의 산책을 즐긴다. 통영에서는 요즘 떠오르는 체험 여행인 세일요트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한려해상국립공원을 감상한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맘껏 풀어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여행스케치 02-701-2506 www.toursketch.co.kr)

▲아! 대한민국 서남부권·동남부권 일주(3박4일) =남도를 서에서 동으로, 동해안을 남에서 북으로 각각 횡단하는 여행이다. 전주, 변산반도 내소사, 담양 죽녹원, 지리산 화엄사, 하동 송림, 거제와 통영 등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유명 관광지와 천년고찰 경주, 대게의 고장 영덕, 목가적인 이국 풍광의 대관령 양떼목장, 설악산과 송림과 석호로 아름다운 화진포 등 강원도를 구석구석 둘러본다. 집보다 더 편한 특급호텔에서의 숙박과 지역 별미음식으로 '휴식' 그 자체인 여행을 즐겨본다.(롯데JTB 1577-6511 www.lottejtb.com)

▲한려수도 진주알같은 바닷길, 남해·거제·통영(2박3일) =문항리 앞바다의 명물 갯벌 체험, '쏙' 잡이에 쏘옥∼빠져보자. '쏙' 잡이 체험은 소금이나 된장을 뿌리거나 물에 풀어두었다가 그 짠물 맛을 보려고 올라오는 가재처럼 생긴 쏙을 붓대롱으로 흔들어 '쏙'하고 잡아올리는 것으로 그 재미가 쏠쏠하다. 즐거운 체험 뒤엔 남해지역의 시원한 바다 풍광을 즐기는 코스로 진행된다. (하나투어인터내셔날 02-398-6514 www.hanatou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