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클린턴 부부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오는 25일부터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나흘간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곳곳에서 감지되는 힐러리 진영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묘안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티너(CSM) 인터넷판은 11일 오바마 후보가 전당대회를 2주일 앞둔 시점에서 강력한 `정치 커플'인 클린턴 부부를 대회에서 어떻게 예우할 지를 두고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대회 둘째날 기조연설자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셋째 날 부통령 지명자의 연설 직전에 연설시간이 잡혀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힐러리가 경선에서 아깝게 패배한 후 그동안 제대로 대접을 못받는다는 불만에 쌓인 힐러지 지지자들을 달래는 문제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힐러리가 부통령 후보가 되지 않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오바마와 힐러리 진영은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에서 힐러리를 후보명단에 포함시키느냐의 문제를 집중 협의하고 있다.

   결국 `표 대결'이 이뤄질 경우 힐러리 지지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의 정치학자 수전 맥매너스는 오바마는 힐러리 지지 대의원에게 한번의 `카타르시스' 효과를 줄 수 있는 그같은 투표를 환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지지했던 힐러리에게 한번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앞으로 오바마를 적극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텃밭 주가 아니라서 `스윙 스테이트'로 불리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힐러리 지지층이 두텁기 때문에 본선에서 이들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규정상 힐러리는 대의원 표대결을 위해서는 문서를 통해 후보자 명단에 올려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힐러리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만 유투브의 한 동영상은 힐러리가 2주전 캘리포니아 지지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오바마는 현재까진 `표 대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바마는 선거운동 비행기 내에서 기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자세한 사항은 두 진영에서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