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은 몇 가지 색을 구별할 수 있을까? 동물들이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 손을 잡고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한길눈박물관'에 가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다. 눈박물관은 정규형 한길안과병원 이사장이 20년동안 수집한 전시유물과 자료를 활용해 지난 2006년 병원빌딩 1층에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 눈을 소재로 한 박물관은 한길눈박물관 하나뿐이다.

■ 눈 관련 국내유일 '한길눈박물관'

한길눈박물관은 약 160㎡ 면적에 8개 테마코너와 1개의 체험학습관으로 이뤄져 있다.

'동물들의 눈' 코너에 가면 사람의 눈과 동물의 눈의 특징과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사람의 눈이 구별할 수 있는 색깔은 무려 1만7천여가지에 이른다. 또 1㎞ 떨어진 거리에 있는 촛불 1천분의 1 크기의 빛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독수리는 천리안(千里眼)을 갖고 있다. 높은 하늘을 날면서도 숲 속에 있는 토끼를 볼 수 있을 정도다.

'안경의 역사' 코너에서는 조선시대 안경과 안경집이 전시돼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쓴 둥근 테 안경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착용한 검은색 선글라스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동서양의 가면'에서는 우리나라와 서양의 탈, 가면에 표현된 눈을 비교할 수 있다. 각시탈과 양반탈의 눈은 살아있는 듯 실감나게 만들어졌지만 베네치아의 가면에는 표정이 없다. 서양인들은 파티에서 감정을 숨기기 위해 가면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코너에는 동서양 고유 문화 속에 담긴 눈에 대한 독특한 해석이 알기 쉽게 설명돼 있다.


'눈과 의학'에서는 안과 수술 장비의 발달과정을 소개한 코너가 있다. 안과 수술이 어떤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 '눈과 카메라'에서는 눈과 비슷한 원리를 갖고 있는 카메라의 구조와 기능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눈에 좋은 약초'에는 동의보감을 포함한 옛 의학서적이 전시돼 있다. 눈에 좋은 약초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이밖에 '역사 속 인물들의 눈'에서는 위인들의 눈모양을 보고 퍼즐을 맞춰볼 수 있다. '거울 속 착시현상'에서는 여러 종류의 특수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길눈박물관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있다. '어린이 눈 체험교실'은 아이들이 눈의 소중함을 알고 건강하고 밝은 눈을 지킬 수 있는 생활수칙을 가르친다. 또 체험교실은 아이들이 다양한 과학 교구를 사용해 눈과 관련된 간단하고 재미있는 실험과 만들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물관 건립을 주도한 정규형 박사는 "국내에 하나뿐인 눈 관련 전문 박물관답게 눈에 관한 궁금증을 모두 풀 수 있도록 전시 물품을 다양화하고 늘려가겠다"며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박물관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다. 토요일에는 오후 3시까지 개장하고,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유치원과 초등학생 단체관람(15인 이상)을 원할 때는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체험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다.

한길눈박물관에서는 전시할 눈 관련 유물과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유물 자료를 기증하는 이의 명단은 영구 보존된다. 문의:(032)503-3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