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그루지야 사태는 유라시아 지역의 새로운 지정학적 역학관계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서방에서 그루지야 사태를 계기로 유라시아 지역의 새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평가할 때, 러시아 군사력이 예전과 같이 가공할 수준은 아니지만 나토와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 인접 국가가 위협에 노출됐을 때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토의 회원국 확대와 러시아에 대응한 군사력 구비 문제, 그리고 러시아의 야망에 대한 분석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신문은 내다봤다.

   러시아는 그루지야 사태에서 `여전히 강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서방에 전달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했다. 러시아의 군사력은 1990년대 크게 쇠락했었지만 이번 남오세티야에 진주한 러시아군의 위력은 서방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일례로 블라디미르 푸틴의 대통령 재임 기간에 러시아 지상군의 훈련이 두 배로 늘었다고 국방문제연구단체인 `글로벌시큐리티닷오르그'가 전했다.

   이번 사태에서 러시아군의 위력이 돋보인 데는 그만큼 그루지야군의 전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루지야는 나토 가입의 꿈을 키우면서 이라크 파병까지 했으나 대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독립적으로 우뚝서기에는 군사력이 약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나토가 그루지야 뿐 아니라 러시아로부터 언제든지 무력행사를 당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와 에스토니아 같은 국가들의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대통령 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나토는 이들 국가에 무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러시아를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나토의 경쟁관계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이 시점에 나토의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나토는 아프가니스탄전에 전력을 중점 투입한 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큰 전력 손실을 보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나토의 군사력 증강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러시아의 의도가 진정 무엇인지에 대한 검토를 좀 더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