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폐막(24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선수들의 거침없는 투혼과 각본 없는 드라마가 온 국민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초반부터 중반까지 금메달 행진을 이어가며 최근 불경기에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했다. 또 비록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바벨을 끝까지 놓지 않고 손에 꼭 쥔 남자 역도의 이배영(경북개발공사)과 왼쪽 갈비뼈 연골과 뼛조각이 떨어져 나갔음에도 준결승과 결승전을 포기하지 않은 유도 왕기춘(용인대)의 투혼은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여자 펜싱의 남현희(서울시청)도 플뢰레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성형 파문과 자격 정지 등 그동안 어려웠던 펜싱 인생의 부활에 신호탄을 올렸다. 유도의 최민호(KRA)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다섯 차례 호쾌한 한판승을 거두며 고유가와 서민 경제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었고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내며 온 국민들을 흥분시켰다. 한국 남녀 양궁 대표팀도 나란히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메달 행진에 불을 지폈고 이번 대회 효자 종목으로 부상한 역도는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이 여자 최중량급 인상과 용상·합계에서 모두 5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대한민국의 힘을 세계에 과시했다. 남자 역도에서 '얼짱' 사재혁(강원도청)도 라이벌 리훙리(중국)와 접전끝에 몸무게 차로 이겨 16년만에 한국 선수단에 귀중한 금메달을 안겼다.
'우생순'의 영광을 재현하는 여자 핸드볼도 세계 강호들을 잇따라 연파하며 스트레스를 날려주었고 야구 대표팀도 예선에서 미국과 일본 등 '우승 후보'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한 여름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지난 8일 개막후 2주 동안 한국 선수단의 활약상을 화보로 꾸며 감동의 순간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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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하지 않아남자 역도 69㎏급에 출전한 이배영은 경기중 부상으로 인해 실격당했지만 끝까지 투혼을 불살라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연합뉴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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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값진 銀유도 시상식이 끝난 뒤 은메달을 목에 건 왕기춘의 눈가에 눈물이 어려 있다. 갈비뼈 골절에도 불구하고 따낸 값진 은메달이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
'내가 꺾을 상대는 나 자신이었다'
■ 올림픽 이끈 외국스타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참가한 2008 베이징올림픽은 많은 감동과 함께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무대이기도 했다.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남자 육상 100m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이신바예바(러시아) 등은 이번 올림픽에서 또하나의 화젯거리를 제공했다.
수영의 경지에 오른 마이클 펠프스는 꿈의 8관왕을 달성했다. 개인혼영 400m, 계영 400m, 자유형 200m, 접영 200m, 계영 800m, 개인혼영 200m, 접영 100m, 혼계영 400m 등 모두 8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는 지난 1972년 뮌헨 대회에서 마크 스피츠(미국)가 작성한 7관왕을 넘어선 것으로 모든 종목을 통틀어 단일 대회 최다관왕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뽑는 남자 육상 100m에선 우사인 볼트가 9초69로 세계신기록을 찍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부문 세계기록(9초72) 보유자인 볼트는 100m 결승에서 중반 이후부터 껑충껑충 넓은 보폭으로 앞으로 뛰어나오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도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통산 24번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이신바예바는 5m05를 넘어 자신의 종전 5m04를 1㎝ 경신했다.
그러나 슬픔도 있었다. 남자 육상 110m 허들에 출전할 예정이던 '황색탄환' 류시앙(중국)이 오른쪽 아킬레스 건 발목 부상으로 기권했다. 올림픽기간 쏟아진 각종 소식 가운데 단일 뉴스로는 사상 첫 8관왕을 차지한 마이클 펠프스와 맞먹는 것이었지만 류시앙의 불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나쁜 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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