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건강도 챙길 겸 자전거로 매일같이 출퇴근합니다."

용인시 처인구 유림동 사무소 직원들은 요즘 자전거 타기에 '푹' 빠져있다. 벌써 두달째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는 직원들의 얼굴은 힘든 표정보다는 웃음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달 ESY(Energy Saving Yurim)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 운동은 직원간 많은 에피소드와 재미를 제공해 주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하게 달리며 맡는 공기로 인해 건강과 활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직원 유병관씨는 "처음 덥고 힘들거라는 우려와는 반대로 즐거워하는 직원들 모습에 저도 모르게 '푹' 빠져 버렸다"며 "이 행복 바이러스 덕에 매일 아침이 상쾌하고 벌써 2㎏이나 살이 빠졌다"며 자전거 예찬론을 펼쳤다.

용인시 수지구 보정동에서 이웃 성남시 야탑동까지 출퇴근 하고 있는 직장인 전영준(33)씨.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직업 특성상 '똥배'가 나와 고민했던 전씨지만 자전거로 출퇴근 한지 이제 두달이 지나 배가 눈에 띄게 '쏙' 들어갔다.

저녁 퇴근때마다 마시던 술도 절반으로 줄인 전씨는 "술값도 덩달아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고 특히 그동안 출퇴근시 차를 끌고 다니면서 한달 20만원 가까이 지출되던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어 건강과 돈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자랑했다.

최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자전거가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용인시는 수질개선을 위해 하천을 정비하면서 자전거 도로를 개설,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용인시 하천은 지금 변신 중

용인시와 성남시를 가로지르는 탄천변은 자전거도로의 대표적 명소다. 수지에서 분당까지 이어진 탄천에는 양쪽에 자전거도로가 이미 지난 4년전부터 개설돼 시민들이 붐비는 곳이다.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하얀 와이셔츠에 자전거를 타는 모습도 가끔 보이지만 안전 헬멧을 쓰고 자전거 복을 갖춘 멋진 모습으로 탄천을 달리는 출퇴근자가 대부분이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도 시원한 물이 흐르는 탄천변을 가로지르는 이들은 이만큼의 스트레스 풀기와 여가는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른바 '그린웨이 프로젝트'로 불리는 용인시의 각 하천별 자전거 확충 사업은 경안천과 성복천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가 되어 있다.

탄천의 경우 23번 국지도 옆 기흥구 보정동 독정세월교~성남시계 4.4㎞ 구간이 이미 완공됐고, 보정동 독정세월교에서 구성택지개발지구 구간은 2012년까지 공사 완료될 예정이다. 경안천의 경우 운학동 운학초교~마평동 송담대 앞 3.5㎞ 구간 공사가 완료됐고, 2010년엔 처인구 마평동 송담대 앞 마평보~포곡읍 삼계리 삼계교 8.9㎞ 구간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성복천의 경우 수지구 죽전동 죽전이마트(성복천과 탄천 연결지점)~풍덕천동 성원아파트 2㎞ 구간이 현재 이용 가능하다. 이 성복천 자전거도로는 탄천 합류지점으로 이어져 성남시 구미동 경계까지 자전거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지난 5월 완공된 성복천 자전거도로는 탄천변을 지나 서울 한강까지 자전거를 이용해 갈 수도 있다.

■ 그냥 달리면 재미없지, 친수(親水)시설로

서울의 청계천이 서울 이미지와 시민의 삶을 바꿨듯이 용인도 마찬가지로 변하고 있다.

하천 공사라고 다같은 하천공사가 아니다. 경안천의 경우 자연형 하천조성사업과 하천 정화사업, 환경개선사업 등을 중심으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수해 예방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주민들이 하천 주변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친수 공간이 공사의 가장 큰 핵심 중 하나다.

자전거도로 3.4㎞와 산책로 2천200㎡의 인공습지, 그리고 1만4천㎡의 자연학습장과 6천㎢의 체육공원이 함께 조성된다.

오는 2009년 12월까지 공사를 벌이고 있는 금학천과 오산천도 자연경관과 수질을 저해하는 하상 주차장을 철거하고 수려한 자연 경관을 연출할 수 있는 신석 등을 설치한다. 또 구간별로 바닥분수와 터널분수, 벽천 등 수경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다.

성복천 공사는 '테마형 하천조성공사'다. 국도 43호선 성복동 일원부터 성복지구 경계까지 2㎞ 구간에 성복 7경이라는 주제로 하천내에 도랑원, 갤러리월, 여울쉼터, 풀입교실, 성복마당, 공중정원, 물새쉼터 등을 조성하게 된다.

이처럼 용인의 주요 하천들이 서울의 청계천처럼 친수공간이 가득한 곳으로 변모하면 용인을 대표하는 얼굴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