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수원의 한 중소기업에 재직중인 강인모(35·수원시 장안구)씨는 최근 큰 자괴감에 빠졌다.

4년제 대학 졸업후 입사, 어느덧 경력 7년차로 직장내 중견 사원급이지만 지난 8월 강씨의 월급 명세서에 찍힌 실 수령액은 140만원을 조금 웃돌았다.

강씨는 "최근 회사가 많이 어려워져 직원들이 조금씩 고통을 분담하기로 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월급 명세서를 받고 나니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이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면서 "적어도 내 인생에서는 그 어느때보다도 희망과 비전이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고 했다.

A증권 영업부 김인녕(33·안양시 만안구) 차장은 요즘 고객들로부터 걸려오는 문의 전화가 두려울 정도다.

뛰어난 수익률 실적으로 남들보다 빠른 '고속 승진'을 해 왔지만 요즘 같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증권 시장 분위기에서는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요즘 증시가 왜 이 지경이냐" "무조건 수익률을 높여 달라"는 고객들의 짜증섞인 전화 문의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늘어가는 건 한숨 뿐이다.

김 차장은 "증시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출렁이면서 개미(소액) 투자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라며 "고객들의 말도 안되는 항의에 더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럴까'하는 생각에 꾹꾹 참곤 한다"고 푸념했다.

기름값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데 환율마저 높아지면서 수출 업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서민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도내 중소기업들과 재래 시장들은 수도권 중첩 규제로 인해 부도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에 이어 최근에는 한 가정에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 '부자(父子) 실업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수입 쇠고기 문제와 연일 이어지는 촛불 집회 등의 어지러운 정국(政局)은 서민들의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회사원 유지연(37·여·구리시)씨는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그나마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스레 적셨던 박태환이나, 장미란 선수들이 없었다면 무슨 재미로 어떻게 날 수 있었을지 아찔하다"고도 했다.

이에 경인일보는 창간 48주년을 맞아 도내 서민들에게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고 영세 기업들에게는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용기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경기 희망 프로젝트-기·기·기(氣·技·起)'를 추진한다.

일단 경인일보는 '기(氣) 좀 펴고 삽시다'라는 주제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소 기업체들을 찾아 달려간다.

너무나 침체된 경기에 영세 중소기업들은 할 수 있는 일도 지레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사회복지 시설이나 인력 시장 등 도내 취약 계층들이 저마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장에 달려가 땀에 젖은 그들의 속 사정을 가감없이 보도한다.

또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사연들을 찾아 보도함으로써 새 희망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움츠렸던 기를 펴고 희망을 찾을 준비가 됐다면 '방법(技)을 찾아 봅시다'라는 주제로 각종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낱낱이 파헤친다. 그동안 경기도와 각 산하 기관들은 도내 기업들을 살리고 서민 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들과 기업들은 어떤 정책이 있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우리 기업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체감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알고 활용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도내 각종 정책들을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소개, 경영 개선 및 자금 대출 등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불합리한 규제나 정책이 있었다면 날카롭게 비판함으로써 도민들이 좀 더 확실한 정책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희망을 찾아내기 위한 '마음가짐(氣)'과 '정책·기술(技)'을 갖췄다면 마지막으로 희망을 찾아 나서는 '일어나(起) 실천해 봅시다'를 추진한다.

아무리 준비를 단단히 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

이에 경인일보는 도내 31개 시·군의 각 지역별 대표 소기업·소상공인들을 찾아가 그들만의 노하우와 불황 타개책, 그리고 애로 사항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특히 부자(父子) 기업인, 모자(母子)기업인 등 대를 이어 도내 중소기업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는 '대(代)를 잇는 소기업·소상공인'을 집중 발굴, 이를 보증하고 부각시키는 'G마크 부착 운동'을 확산시킬 계획이다.또 중소기업들의 기술력과 아이템을 널리 알리고 판로 확보를 모색할 수 있도록 창업 박람회를 개최, 도내 소기업·소상공인을 적극 지원한다. 특히 서민 경제의 바로미터인 재래 시장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1시장-1대학 연계 운동'을 추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지원, 대학생 재래 시장 현장 학습 등 재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실질적 활로를 모색한다.

도 관계자는 "이번 '경기 희망 프로젝트-기·기·기(氣·技·起)'는 모범적인 실천 운동을 발굴, 범 도민적 사회봉사 운동으로 확산시켜 도민들에게 희망을 나눠주려는 노력"이라며 "단지 구호에 그치는게 아니라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