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과거처럼 드러내 놓고 '나를 따르라'는 식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이념이 같거나 학연과 지연 등 친소 관계에 따라 세를 모으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 이들은 대체로 2010년 실시되는 경기도지사 선거와 비슷한 시기에 치러질 각 정당의 대표 및 최고지도부 경선, 그리고 차기 대권 도전 등에 정치적 방점을 두고 있다. 여야 중진 의원들의 야심찬 행보를 쫓아 중앙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맹주 싸움과 도지사 후보군의 경쟁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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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김영선 안상수 이윤성 |
#한나라당
18대 거대 여당을 만들게 된 배경에는 경인권 의원들의 약진이 있었다. 고 남평우 전 의원의 장남 남경필 의원이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벌써 4선 의원을 달았다. 젊은 나이에 이같은 저력을 보임으로써 도내 정치권에서는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같은 4선의 김영선·안상수 의원도 있지만 남 의원에 비해 지역 대표성이 덜한 느낌이다.
중앙에서는 대표권한대행을 거친 김영선 의원과 원내대표를 거친 안상수 의원이 더 먹히지만 지역에서는 남 의원보다 기대심이 떨어지는게 바닥 민심이다. 물론 남 의원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선수로 다른 정치인들로부터 견제와 질시의 대상이 되곤한다. 따라서 이들 '빅3'의 꿈은 다부지다. 전국에서 가장 덩어리가 큰 경기도에 소속돼 나름대로의 야욕을 키우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원내대표를 거친 안상수 의원은 최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통합포럼'을 만들었다. 현역 의원 90명을 포함 총 12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정치인 모임이다. 명분은 이명박 대통령 지지모임으로 포장돼 있지만 자신의 후일을 도모하기위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차기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노리고 있다.
외지에서 들어와 고양 일산에서 둥지를 튼 김영선 의원 역시 박근혜 전 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당 지도부를 한달여간 맡아 운영했다. 지난 2006년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도지사 후보 경선을 벌일 정도로 도내에 세가 많은데 일단 국회 상임위원장으로 충실히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의 지원을 받아온 그는 특히 차기 경기도지사에 재도전하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경필 의원 역시 차기 경기지사와 향후 더 큰 정치적 야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 역시 국회 상임위원장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은 '내공'을 더 길러 후일 기회가 올 경우 당 대표 경선 및 차기 대권에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거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3선의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파주 통일특구 등 경기도 현안을 중앙 이슈화하면서 세를 불리고 있고,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 홍보전략본부장을 맡아 '이명박을 망가뜨려야 이긴다'는 홍보 콘셉트로 맹활약한 정병국 의원도 경기도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에서는 27년만에 국회부의장에 선출된 이윤성 의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복당이 허용된 이경재 의원과 황우여 의원도 최다선의 자리에서 영역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수년간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아 정권 교체에 밑둥 역할을 해온 조진형 의원도 국회로 돌아와 상임위원장을 맡는 등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우열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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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원혜영 김진표 송영길 |
#민주당
4선의 문희상 국회부의장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 97년 12월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다음날 "내 정치적 목표는 다 이뤘다"고 선언한 뒤 '덤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그에게는 '2모작' 정치가 더 화려하다. 지난 7월 15일 실시된 민주당몫 국회부의장 경선 당시 5선의 박상천·김영진 의원을 여유있게 따돌릴 정도로 당내 입지가 탄탄하다. 열린우리당 당 의장 시절 구축한 '문사랑'은 가장 큰 정치적 자산으로 여전히 전국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제1야당인 83석의 민주당 원내 수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부천 오정) 원내대표. 내년 6월까지가 임기인 원 원내대표의 언행 하나하나에 전국적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정치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2010년 지방선거는 물론 그 이상의 비상도 꿈꿀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있다. '계보'를 만드는 정치적 스타일이 아님에도 당내 따르는 의원이 꽤 많다.
지난 '7·6 전당대회'에서 "2010년 지방선거서 수도권 승리의 선봉장이 되겠다. 경기도부터 앞장서겠다"며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진표(수원 영통) 의원은 비록 재선에 '불과'하지만 정치적 지명도는 만만치 않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책기획수석과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교육부총리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것이 큰 자산이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시절에는 같이 호흡을 맞춘 원내대표들로부터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꼽힐 정도로 당내 입지가 좋으며, 최고위원 2년간 그의 행보에 따라 정치적 꿈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다.
한때 열리우리당내 김근태(GT) 전 의원계와 정동영(DY) 전 의장계에 버금갈 정도로 당내 입지가 탄탄했던 천정배(안산 단원갑) 의원.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18대 총선 불출마까지 고려했다가 4선 고지에 등정한 뒤에도 여전히 '잠행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에는 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장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7·6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차세대를 이끌 '386 대표주자'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한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을 주목하는 시선은 경기·인천지역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이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후 인천에서 노동운동에 투신했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정치권에 진입한 수도권내 호남 출신의 유일한 3선 의원으로 벌써부터 그를 '차세대 정치지도자'라고 칭하는 언론 및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이 적지 않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