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조건에 '물'을 빠트릴 수는 없다. 몸의 70%가 물로 구성된 인체에서 모든 반응은 물 속에서 일어난다. 물이 없으면 단백질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DNA도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한다. 마시는 물을 무시하고, 더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좋은 물을 건강에 이롭게 마시는 것, 바로 웰빙의 출발이다. 물은 그 종류만 해도 여러가지다. 동의보감을 보면 물의 종류를 33가지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벽해수'는 짠 바닷물을 말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심층수를 뜻하는 이 물은 바닷물 속 200m에 있는 물을 정수한 것이다.

국내에서 해양심층수를 향한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졌다. 지금까지 바닷물은 먹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바닷물을 정수해 담수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얕은 바닷물은 햇빛의 영향으로 광합성도 생기고, 유기물도 번식하며, 공기와 육지의 오염 물질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지만 심해에 존재하는 물은 오염이 되지 않고, 대신 영양무기염류가 풍부하다. 표층수와 섞이지 않은 해양심층수는 깨끗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한 50여 가지 미네랄 성분을 모두 함유하고 있어 새로운 수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생수에 이어 해양심층수로 만든 맥주, 아이스크림, 해양심층수로 씻어 말린 오징어를 먹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심층수로 만든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고 해양심층수 스파·타라소테라피 시설에서 물놀이와 목욕요법도 즐길 수 있게 된다. 식음료와 미용·레저 등 생활 곳곳에서 해양심층수가 활용되는 것이다.

#물에도 명품이 있다

전체 바닷물의 95%에 달하는 막대한 양을 자랑하는 해양심층수는 수온이 연평균 2℃인 저온성, 무균·비오염의 청정성, 표층수의 30∼50배에 이르는 풍부한 영양염류를 가진 부영양성, 100∼1천년이라는 장기간동안 심해 고압력에 의해 숙성된 숙성성, 90종류 이상의 원소를 함유한 미네랄성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 물의 성분이 인체의 체액과 비슷하고, 특히 여성의 양수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심층수의 4대 특성이라고도 불리는 이들 자원적 특성은 공익적 이용 또는 산업적 활용이 가능하다. 먹는 물로서 뿐만 아니라 그 자원적 특성을 이용할 경우 농업, 수산업, 식품, 의료, 건강레저, 에너지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그 활용이 가능하며, 공익적 관점에서도 이용 가능한 분야로 물, 식량, 에너지 등 생존필수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들 수 있다. 또 상업적 산업에 원료나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공공 및 상업적 이용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본격적인 산업화에 도달하는 2010년에 해양심층수 산업의 시장규모는 5천700여억원, 생산유발효과는 1조500여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4천300여억원, 취업유발효과는 9천300여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다. 또 해양심층수 제품의 시장 성숙기인 2012년에 도달했을 때 전체 시장 규모는 1조9천억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해양온도차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물을 얻기 위해, 그리고 일본에서는 수산물 양식시 대량폐사를 막는 청정양식을 통해 수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 개발의 일환으로 자원화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관련 시장이 약 2조5천억원 규모에 달하며, 최근 대만에서도 하루 2천t의 심층수를 취수, 음용에만 1천t이 소비되는 등 심층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북 울릉도와 강원도에서 주로 해양심층수 취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3일 해양심층수개발업과 먹는해양심층수 제조업에 관한 인허가를 주목적으로 하는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 지난 2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바 있는 국토해양부는 울릉 저동과 태하, 현포를 포함해 강릉 정동진, 동해 추암, 속초 외옹치, 고성 오호, 양양 원포 등 모두 8곳의 해양심층수 취수해역을 지정한 상태며, 7곳의 지자체 또는 업체가 취수면허를 갖고 있다. 지금도 6곳의 업체와 지자체가 면허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이목을 모으고 있는 독도에서도 하루 27t씩 경비대와 등대 직원들이 먹을 물을 담수하는 해수담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서도 북서쪽 해안에 있는 독도의 유일한 자연샘물인 '물골' 바위틈에서도 조금씩 흐르는 지표수가 하루 1천ℓ씩 모이고 있을 정도로 해양심층수 여건이 매우 좋다.

#울릉도, 해양심층수개발 전진기지로

울릉도는 주변의 육상환경이나 청정 해상환경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정지역으로 해양심층수의 취수 최적지로 꼽힌다. 특히 취수거리가 국내에서는 가장 짧아, 수심 200m 지역이 울릉도 해안에서 약 1㎞ 떨어져 있으며, 해안에서 4∼5㎞ 떨어진 곳은 수심이 600∼700m나 돼 양질의 해양심층수 취수가 가능하다. 또 취수관 및 설치비 등 취수원가가 가장 저렴하고 청정해역 이미지로 강원도 해양심층수에 비해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울릉도에서는 지난 2003년 9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해양심층수 사업 면허를 따낸 울릉미네랄(주)가 울릉도에서 4.7㎞ 떨어진 650m 심해에서 해양심층수를 취수하고 있다. 울릉미네랄은 면허 당시 하루 취수량이 3천t이지만 현재 하루 평균 500t 정도 취수하고 있다. 유석필 울릉미네랄 공장장은 "아직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정제 소금을 자체 생산하는 것은 물론 CJ그룹을 통해 '울릉 미네워터'도 판매하고 있으며, (주)금복주에서도 지난 5월부터 울릉미네랄로부터 해양심층수를 공급받아 프리미엄 심층수 소주를 생산·판매하는 등 조금씩 심층수의 활용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소주는 출시 한 달만에 160만병이 팔려나가는 등 신세대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SK가스측이 울릉미네랄 주식 67%를 인수함에 따라 울릉도의 해양심층수 개발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SK가스 측은 "울릉미네랄 인수를 통해 깨끗하고 건강한 물을 공급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향후 국가적 자원인 물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와 울릉군 등 자치단체도 해양심층수를 21세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키 위한 권역별 개발방안을 찾고 있다.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해 지자체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해양 심층수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경북도는 1단계로 2009년까지 산·학·연 기술개발 체제확립을 통한 기반기술 구축을 끝내고 2012년까지 2단계로 응용기술개발을 통해 3단계로 2015년까지 대량 생산 및 산업화 기술개발을 이루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1단계는 식품분야, 2단계는 건강 및 미용분야, 3단계에서는 관광레저분야에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산업을 연관시키겠다는 로드맵 구상도 마쳤다.

울릉군도 울릉군 저동·태하·현포지구 등 3곳에 대한 연구용역을 거쳐 해양심층수 산업단지를 육성한다. 이 곳에 생수공장을 비롯해 의료·화장품공장 등 산업시설, 수산양식시설, 문화관광시설 등을 도입해 기능성 생수, 이온음료, 수산양식, 화장품, 김치 등 전통식품류, 기능성 소금, 두부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의료는 물론 체험장과 같은 관광상품화에도 활용키로 했다.

경북도 김남일 환경해양산림국장은 "경북 동해안에 저온 에너지적 특성을 갖춘 최고 품질의 청정 해양심층수가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라며 "물류비용 및 토지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미래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해양심층수 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