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3년 미국에서 출판돼 미국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소설 '살아있는 갈대'는 19세기 말부터 1945년까지 안동 김씨 일가의 수난사를 그린 작품이다. 펄 벅은 아리랑 가사로 책 표지를 꾸몄다. 그리고 책 서문에서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단순한 글자'이며 '세종대왕은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칭송했다.
한국의 과학성, 우수성, 그리고 효율성에 반한 것은 비단 펄 벅 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존 맨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가장 좋은 글자'라고 했고, 미국 메릴랜드대 램지 교수는 '한글이 그토록 중요한 것은 다른 모든 알파벳이 수 백 년 동안 수많은 민족의 손을 거치면서 서서히 변형 개량돼온 것인데 반해 한글은 발명된 글자이기 때문이다. 한글은 '세계적인 발명품'이라고 말했고, 영국 서섹스대 샘슨 교수는 '한글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지적 성취 가운데 하나'라고 인정했다.
그리고 미국 미시간대 매콜리 교수는 '한국인들이 1440년대에 이룬 업적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그래서 한글날을 우리의 휴일로서 축하하기 위해 나의 아파트로 학생, 교수 등을 초대해 파티를 여는 일을 20년 이상 해오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글날이 한 달 남짓 남아있다. 돌아오는 제561돌 한글날에도 매콜리 교수가 '자신들의 휴일'로 한글날을 축하할지 나는 몹시 궁금하다. 그리고 그동안 한국에 대해 무슨 이야기꽃을 피워왔는지, 올해는 또 무슨 한글예찬을 할 지 궁금하다.
한글날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당신은, 그리고 또 우리는 한글에 대해, 우리말과 글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참고 : 국회의원 14명이 한글날을 국경일로 환원하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법률상 3·1절과 제헌절, 광복절과 개천절, 한글날 등 5일이 국경일로 지정돼 있지만 이중 한글날과 제헌절은 쉬는 날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쉬지 않는 국경일로 돼 있다.)
김은영(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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