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햇볕이 내려쬐는 용인 백암승마장에서 만난 홍원재(손곡중 3년)군은 첫 대답부터 씩씩했다.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쏟아낸 홍군. '전국 중등부 랭킹 1위'란 타이틀이 결코 그냥 얻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홍군은 지난 3월 열린 제32회 전국단체승마대회 마장마술경기 등 2개 부문 우승을 비롯해 제20회 춘계전국승마대회 중장애물경기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사실상 국내 중등부 대회를 싹쓸이하고 있다.
홍군이 승마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3학년때. 홍군은 가족들과 함께 한 제주도 여행중 성산 일출봉에서 잠깐 경험해 본 말타기 재미에 푹 빠져버렸고 이후 6학년때 승마 선수로 본격 나섰다.
매일 하루 4시간씩 피나는 훈련 끝에 홍군은 중학교 2학년때 첫 시합에 나서게 됐고 같은 해 모두 4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승마를 시작한지 3년만에 이룬 성과다.
"처음에는 온 몸이 쑤시고 아파 많이 힘들었지만 말이 좋고 승마가 좋아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선 승마 기술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말과 얼마나 잘 소통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 제 말 한쪽 눈이 '팅팅' 부어 마음이 아픕니다."
홍군은 말의 몸 상태가 좋지않자 간단한 워밍업만 하고 일찌감치 마방에서 쉬도록 했다. 아픈 말을 다소곳이 쓰다듬어주는 홍군의 모습은 마치 친동생을 다루는듯 했다.
하지만 지금 홍군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지만 홍군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 인근에는 승마 선수를 받아줄만한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심각하게 서울쪽 진학을 고려하고 있지만 웬만하면 용인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은 것이 홍군의 솔직한 심정이다. "승마가 우리나라에서는 인기 스포츠가 아니다보니 학교 선정에도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운동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