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용보증재단이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경기도 공공기관 CEO(기관장) 경영실적평가'에서도 경기신보 박해진 이사장이 유일하게 최우수 경영자(S등급) 평가를 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3연패'다.

경기신보가 이같은 영광을 차지하기까지엔 박 이사장과 전직원들이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경기신보는 그동안 복잡한 행정 절차와 방만한 경영 등으로 손실이 300억원 가까이 늘어나는 등 큰 시련이 겪었다. 경기신보가 박 이사장의 부임과 함께 추구해온 조직 혁신을 통해 21개 공공기관중 최고 기관으로 거듭나게 된 원동력을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1. 공격적인 보증 서비스
"'돈맥경화' 기업 2천억 저금리 자금지원"


경기신보는 도내 소기업과 소상공인에 고객 중심의 공격적인 맞춤형 보증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 결과 2007년에 1만5천155건 7천628억원 상당의 보증지원을 실시했다. 이는 2004년 3천739억원과 비교해 볼때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표1 참조> 올해에는 고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운영자금이 부족해진 영세 자영업자에게 '뉴스타트 2008-경기도 영세자영업자 특례보증'을 실시중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도에서 '2%의 이자보전'을 해주기로 결정함에 따라 2천억원의 뉴스타트 자금을 기존보다 더 낮은 금리(4.4~5.3%)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2만명의 자영업자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이에따른 고용창출 효과는 6만여명, 생산 및 부가가치 효과는 약 8천억원으로 예상된다.

경기신보가 타 지방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이유는 '보증은 공격적으로, 보증관리는 철저히'라는 원칙 아래 모든 직원들이 밤낮없이 뛰기 때문이다.

 
 
2. 효율적이고 편리해진 보증 시스템
"절차간소화… 진행사항 휴대폰 실시간 전송"


예전에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신청하려면 신청·접수 및 평가는 재단과 농협이, 지원 결정은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가, 보증서 발급은 경기신보가, 그리고 사후관리는 또다시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가 담당하고 있어 신청인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신청·접수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지원업무를 경기신보가 맡았다. <표2 참조> 기존 4단계의 지원절차를 2단계로 대폭 축소함으로써 약 20일이 소요되던 업무를 7일 이내로 단축했다. 또 올해부터는 경기도 자금 전산통합관리시스템인 G-머니(G-money)가 개발되어 자금신청 기업에게 휴대폰과 이메일로 진행사항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자금지원 결정 통보까지 해준다.

3. 적극적 보증을 위한 경기신보의 재원 확대
"출연금 확대·지역신용보증재단법 개정 추진"


경기신보는 적극적 보증을 위한 재원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의 중소기업 육성자금 외에도 금융기관의 의무출연금을 확대하려고 노력중이다.

현재 1천분의 0.2로 정해진 금융기관의 의무출연 비율을 1천분의 0.4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전국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하여 지역신용보증재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 경기의 침체 등으로 경기도의 재정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경기신보에서는 보증서비스의 실질적인 수혜자인 기업들이 위치한 도내 각 시·군으로부터의 출연금을 확대하고 있다. <표3 참조> 시군의 재원 지원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군출연금 8배 범위 이내에서 해당 시·군 기업에 특례보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자립경영 기반 확충을 위한 재원 확보에 노력해온 경기신보는 이를 통해 향후 보다 적극적인 보증공급을 실시할 예정이다.

4. 노사 화합과 고객 만족 서비스 정신
"주인의식·고객중심주의 선진기관 도약"


경기신보가 가장 중요시하는 두가지는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고객 중심주의'다. 경기신보가 2005년 이전의 난국을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한 직원들 덕분이었고, 경기신보가 섬겨야할 대상이 고객(도내 기업)이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상호 신뢰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지난해의 '무분규·무쟁의·무한상호신뢰 협약 선포식'이다. 선포식을 통해 경기신보의 임원들은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먼저 생각하고, 직원들은 보다 공격적인 보증서비스를 통해 회사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다짐했다.

경기신보의 '5S운동'은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무한봉사 의지 표현이다. 이를 통해 경기신보는 '지역밀착형 선진 종합 지원기관'으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다지고 있다.

 
 
■ 인터뷰 / 박해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공격적 보증·노사화합… 기업 자금난해소 총력"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직원들 덕분입니다."

박해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2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평가 1위'의 위업을 모든 임직원들의 공으로 돌렸다.

박 이사장은 "지점은 16개로 늘었음에도 인력은 충원되지 않아 직원들은 밤낮도, 주말도 없이 일해야 했다"면서 "'적극적 보증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기관의 목표를 이해하고 뛰어준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간부급의 성과별 연봉제 확대 실시, 보증업무의 신뢰 증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경기신보는 2005년 박 이사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칭찬보다는 미흡한 점이 많아 질책을 받았던 기관이었다.

취임 당시의 경기신보에 대해 박 이사장은 "보증은 소극적으로 하면서도 손실액은 300억원이 넘어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운영 부채를 줄이기 위해 조직을 혁신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취임 직후부터 '적극적 보증', '실사구시'를 경영이념으로 삼은 박 이사장은 간부급 성과급 도입, 소상공인 보증지원 확대 실시등을 통해 적자를 면치 못하던 경기신보를 흑자기관으로 돌려놨다.

박 이사장은 이같은 성과의 원동력중 하나로 지난해 경기신보 노사간 체결한 '무분규, 무쟁의, 무한 상호신뢰협약'을 꼽기도 했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하나라는 마음으로 맺은 상호신뢰협약이 노사분규로 어려움을 겪었던 타 공공기관에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기신보를 도내 최고의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시킨 박 이사장이지만 혼자서는 풀 수 없는 숙제 앞에서는 막막함을 느낀다. 수도권 규제로 손발이 묶여있는 경기도의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수도권 규제에 대해 박 이사장은 "일부 제조업은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지만, 첨단 핵심산업들은 수도권에 모든 인프라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으로 이전할 수도 없다"며 "이런 첨단기업들에 규제를 가하면 가할수록 이들은 지방이 아닌 해외로 나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선지방발전 후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박 이사장이지만, 현정부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

그는 "조만간 정부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마냥 다 풀어달라고 하기보다는 공장총량제 폐지, 동북부 수도권 규제 철폐 등 실현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경기도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보증지원을 펼쳐 도내 기업인들의 자금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박 이사장의 모습에서 도내기업과 경기도 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사진/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