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토르 위고
"맥주는 사람이 만들었고, 와인은 신이 만들었다."
- 마르틴 루터
"와인은 일상생활을 편하게 하고, 침착하게 하고,
초조하지 않게 하고, 인내를 준다."
-벤저민 프랭클린
풍요로움의 상징인 한가위(추석)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가 친척을 비롯해 평소 고마웠던 분들에게 명절 인사를 위한 선물 고르기가 한창이다.
최근 인천시내 백화점들에 따르면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대비 33~40% 가량 늘었다. 품목별로는 와인의 신장이 두드러진다.
L백화점의 경우 와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80% 가량 증가, 전체 품목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S백화점에서는 정육세트와 청과에 뒤처지지만 38%로 두 품목을 바짝 쫓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 영남지역의 한 대학교에서는 교양과목으로 '와인강좌'를 신설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대학측은 실생활과 동떨어진 교양교육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에서 '와인강좌'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바야흐로 와인이 웰빙(Well-Being) 열풍을 타고 한국인의 생활 가까이 다가왔다. 하지만 아직 낯선 와인, 와인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테이블 매너 등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지난 8월 하순, 여름 휴가를 보내던 회사원 정희석(34·인천시 계양구)씨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와인을 마시기로 했다.
친구들의 첫 반응은 "와인? 삼겹살에 소주가 아니고?", 하지만 이내 "좋아! 시간은?"으로 답변이 돌아왔다. 와인이 아닌 친구들간의 만남을 반기는 듯한 반응이다.
정씨는 일단 와인을 구입하기 위해 근처 마트에서 이전에 마셔본 적이 있는 저렴한 칠레산 와인을 두 병 샀다. 그리고 초대한 친구들의 명수 보다 모자른 와인글라스를 고르기로 했다.
평소 별 생각 없이 집에 있는 와인글라스를 사용했던 정씨는 와인글라스를 사기 위해 들른 점포에서 입이 쩍 벌어졌다. 와인글라스의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결국 제일 눈에 띄는 와인글라스를 골라서 집으로 왔다. 집으로 오는 내내 드는 생각이 '최근 한 모임에서 초청 소믈리에에게 배운 와인 에티켓을 친구들 앞에서 자랑하려 했는데, 와인잔을 고르는 것부터 막히다니, 와인 서빙부터 마시는 방법까지 참으로 신경쓸게 많구나'였다.
정씨는 친구들의 방문날까지 관련 서적과 인터넷 등을 통해 와인과 관련된 지식들을 습득했다.
# 와인글라스
와인의 빛깔을 제대로 즐기려면 와인글라스는 크리스탈처럼 깨끗하고 색이나 장식이 없는 투명한 것이 좋다고 한다.
와인글라스는 크게 레드와 화이트 와인용으로 나뉜다. 레드 와인용은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용보다 볼의 면적이 크고 깊이가 있어 풍부한 향을 느끼기에 좋다. 레드 와인글라스 중에서도 보르도 타입은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입구가 안쪽으로 둥글려진 튤립 모양이며, 부르고뉴 타입은 볼 모양이 볼록하고 넓어 와인의 향을 풍부하게 느끼기에 좋다고 한다.
화이트 와인글라스가 레드 와인글라스보다 작은 이유는, 화이트 와인은 차게 마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시는 동안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함.
# 코르크
코르크 속에는 벌집과 같이 비어있는 육각형의 방이 1㎠ 당 수천만개가 들어있어서 전체 부피의 85%가 공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요소는 가볍고 탄력있는 지름 24㎜의 코르크 구조가 지름 18㎜의 병 속에 들어갈 수 있게 한다.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와인을 주문하면 소믈리에는 호스트가 선택한 와인이 맞는지 와인의 라벨을 확인시켜주고 와인을 개봉한 후 코르크를 보여준다. 이때 코르크가 충분히 젖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와인은 코르크가 마르지 않도록 눕혀서 보관해야 하는데 코르크가 젖어있다면 눕혀서 보관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 본격적인 와인 서빙(받기)
와인병 입구가 유리잔에 닿지 않도록 하는게 기본 매너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듯 경쾌하게 따른다. 일반적으로 잔의 절반 정도 따르며 잔이 클 경우엔 그 이하로 따른다. 덧붙여서 알아 둘 것은 다른 술 종류와 달리 와인은 상대방의 잔에 한두 모금 정도 남았을 때 첨잔을 한다는 것. 소주 마실 때처럼 남은 와인을 벌컥 마셔버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잔을 받을 때의 예절로, 유럽식은 상대방이 따를 때 잔을 잡지 않는게 원칙이다. 하지만 나라마다 주도가 다른 법이므로 연장자나 상사가 따라줄 때는 가볍게 와인잔의 다리를 잡는 시늉을 하고 있으면 된다.
건배를 할 경우에는 와인글라스의 윗 부분은 약하기 때문에 잔을 약간 비틀어 중앙부를 가볍게 부딪치게 하면 소리도 좋고 잔이 깨질 염려도 없다. 아울러 건배는 일반적으로 호스트가 먼저 제안한다.
와인 관련 지식을 습득 후 친구들과의 와인파티를 치러낸 정씨는 "아직은 병 잡는 것도 아슬아슬하고 와인을 따르면서 탁자 위에 흘리기 일쑤지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연습하면 친구나 가족과 함께하는 가벼운 와인파티에 근사한 1일 소믈리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밝게 웃었다.
■ 와인 용어 알아보기
# 호스트
손님을 접대하는 모임의 주최자를 뜻하는 말로 테이스팅을 담당한다.
# 소믈리에
중세 유럽에서 식품보관을 담당하는 솜(Somme)이라는 직책에서 유래했다. 이들은 영주가 식사하기 전에 식품의 안전성을 알려주는 것이 임무였다. 현재는 포도주를 관리하고 추천하는 직업이나 그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영어로는 와인 캡틴(Wine Captain) 혹은 와인 웨이터(Wine Waiter)이다.
# 와인글라스의 명칭
와인글라스는 와인을 마실 때 입이 닿는 립(Lip) 부분과 와인이 담겨지는 몸통 부분(Bowl), 와인을 마실 때 쥐는 손잡이 부분(Stem)과 테이블에 닿는 받침 부분(Base)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