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한국인 최초로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여섯 시즌 연속 출전을 노린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맨유는 18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릴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 경기에서 비야 레알(스페인)과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박지성은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뛰던 2003-2004 챔피언스리그부터 출전했다.

   2005년 5월 AC밀란(이탈리아)과 준결승에서 환상적인 왼발슛 득점포를 터뜨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의 디딤돌을 놓았던 대회도 바로 챔피언스리그다.

   박지성은 맨유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고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꾸준히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 4월30일 2007-2008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홈 2차전 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것이 마지막으로 꿈의 무대를 밟아본 때였다.

   박지성은 이후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 예선을 치르는 동안 얻은 무릎 통증 재활에 집중하느라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에는 아직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지난 달 30일 맨유와 제니트(러시아)의 2008 UEFA 슈퍼컵 결승에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30여 분간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누비며 부활을 예고했다.

   게다가 비야 레알 전을 마친 3일 뒤 라이벌 첼시와 원정 경기를 앞둔 맨유로서는 주전들의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박지성의 출격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퍼거슨 감독이 최근 토트넘에서 영입한 '불가리아 특급'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박지성이 포지션과 출전 시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

   비록 그라운드를 누빌 시간이 짧더라도 여섯 시즌 연속 꿈의 무대에 발을 내딛게 된 박지성으로선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공격포인트를 올려 향후 주전경쟁에서 유리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안고 있다.

   맨유는 비야 레알과 2005-2006 시즌 조별리그에서 두 차례 맞붙어 모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비야 레알이 조 1위를 차지해 16강에 올랐고 맨유는 최하위에 머물러 32강조차 오르지 못했다.

   맨유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비야 레알을 비롯해 셀틱(스코틀랜드), 올보르(덴마크)와 같은 조에 속했다.

   김동진(26)과 이호(24) 소속 팀인 지난 시즌 UEFA컵 챔피언 제니트는 같은 시간 이탈리아 강호 유벤투스와 H조 원정 첫 경기를 치른다.

   둘은 이번에 딕 아드보카트 제니트 감독의 호출을 받게 된다면 챔피언스리그 첫 출격이 된다. 제니트는 유벤투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 보리소프(벨로루시)와 함께 같은 조에 속해 있어 16강 티켓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앞선 17일 새벽에는 첼시(잉글랜드)와 보르도(프랑스),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 파나티나이코스(그리스), 바르셀로나(스페인)-스포르팅(포르투갈), 리버풀(잉글랜드)과 마르세유(프랑스)의 승부가 관심을 끈다.

   챔피언스리그 32강은 17일부터 시작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8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2위가 16강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