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를 틀고 약 2~3분 정도 흘려보낸 뒤 물을 받는 게 좋다. 이렇게 받은 물을 냉장고(4~10℃)에 넣어두었다가 마시면 맑고 시원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약 20~30분 정도 지나면 소독냄새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은 식수보다는 세탁용, 설거지용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 노후관의 영향으로 녹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돗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소독약 냄새는 수돗물이 각종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
'수돗물이 생수보다 맛이 좋다?'
지난달 8일 송도유원지에서 열린 생수(2개사), 수돗물 비교·평가 시음회 결과 인천시민 10명 중 6명은 '수돗물의 맛이 좋다'고 답했다. 행사를 주관한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이하 사업본부)측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시음회에 참여한 시민 542명은 두 눈을 가린 채 3개의 컵에 담긴 물을 마셨다. 시음에 사용된 물은 같은 냉장고에 보관됐다.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수돗물은 각 가정에 공급되기 전 염소소독을 거친다. 일반세균과 대장균의 번식을 막기 위해서다. 사업본부는 입상 활성탄 접촉시설과 혼합산화제 발생기를 통해 수돗물에서 염소냄새를 제거했다. 오광섭 사업본부 업무부장은 "지하수를 뽑아 생산하는 생수는 텁텁한 맛이 나는 반면 인천 수돗물은 그 맛이 덜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100년 역사의 '미추홀참물'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천수돗물=미추홀참물'
'미추홀(彌鄒忽)'은 인천의 옛 지명이다. '참물'은 깨끗한 물을 뜻한다. 미추홀참물은 인천 수돗물의 통합브랜드(BI·Brand Identity)로 지난 2006년 12월 선포됐다. 시민공모, 심사위원회 심의, 인터넷투표를 통해 결정된 브랜드로 특허청에 업무표장 등록도 마쳤다.
미추홀참물의 수원(水源)은 풍납취수장과 팔당댐이다. 원수 수질등급은 1b(좋음)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용존산소가 많고, 오염물질이 거의 없는 수질상태를 나타낸다. 여과·침전·살균 등의 정수처리 작업을 마치면 사용이 가능한 정도다.
인천시민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의 냄새, 물맛 등이 이상할 때 품질인증제반에 연락하면 무료 점검을 받을 수 있다. 품질인증제반은 수돗물 검사를 의뢰한 시민, 기관을 대상으로 탁도, 수소이온농도, 잔류염소, 아연 용출 여부 등을 검사해준다. 검사결과가 좋으면 품질인증서를 배부해 주고, 부적합 결과가 나왔을 때는 수질개선 방법을 알려준다.
2007년 11월14일을 기준으로 사업본부와 15개 산하기관은 모두 ISO14001(환경경영체제) 인증을 획득했다.
■ 시민에게 다가가는 미추홀참물
사업본부는 17일 송현 근린공원 특설무대에서 인천 상수도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오는 10월은 송현배수지가 준공된 지 100년째 되는 달이다.
송현근린공원 제수변실 옆에는 기념비를 세우고 타임캡슐을 묻었다. 타임캡슐에는 상수도사업 100년사 책자, 직원 사진과 담당업무, 상수도 100년 변천과정 사진, 50년 뒤 상수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등이 저장된 CD가 담겼다. 이와함께 송현근린공원에서는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렸다.
17일 오후 7시부터는 '미추홀 참물 사랑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인기가수와 성악가 등이 나와 다양한 연령층이 어울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이튿날에는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물사랑 포스터 그리기 대회'(오전 11시~오후 5시)와 '미추홀참물 풍선 터트리기'(오후 3~5시) 행사가 진행된다. '사진으로 보는 상수도사업 100년사' 전시회도 열렸다.
사업본부는 자치단체가 수돗물을 생수처럼 생산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법이 개정되는대로 미추홀참물의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업본부는 남동구 장수동에 수돗물PET병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78만2천여개의 수돗물PET병을 생산해 각종 행사·회의, 체육대회 등에 무료로 제공했다. 판매가격은 생산원가 수준인 200~3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기목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미추홀 참물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민과 함께 발전하는 상수도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