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침 한번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듯이 미국발 금융 위기는 백신이 소용 없는 무서운 독감 바이러스였다.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특히 뉴스 자막에 공을 들인다. 문장 하나, 제목 하나로 뉴스의 핵심을 담기 위해 고민 또 고민한다. 하지만, 시청자에게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좀 더 시선을 끌려다보니 지나치게 자극적인 단어를 고르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이 참에 자수하자면 며칠전 한국과 북한의 축구경기 결과를 보도하면서 나도 모르게 '찝찝하다'라는 말을 써가며 앵커멘트를 했다. 방송이 끝난후 지적이 나왔지만, 속으로는 "정말 찝찝한 결과였는데, 뭐가 문제지?"하며 서운해 한 기억이 있다. 사전을 찾아봤더니 '개운하지 않고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 데가 있다' 라는 뜻이 분명히 있는 단어였지만, 그 앞에 '속되게'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솔직한 뉴스 전달도 좋지만, 고민없이 '속된' 표현을 써가며 시청자를 유혹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주가급락, 주가폭락, 환율폭등, 환율폭발 등의 단어가 자주 오르내린다. 안팎의 금융상황이 불안하고 틀린 말도 아니지만, 좀 더 센 단어, 좀 더 강한 단어를 쓰려는 욕심은 자제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