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처음 달게 된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핵심 전력 송정현(32)이 허정무호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로 프로 9년차를 맞이한 전남 공격형 미드필더인 송정현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삼성하우젠컵 2008 전북 현대와 4강전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곽태휘의 골을 도와주며 팀의 3-1 완승에 힘을 보탰다.
전남이 2-1로 앞선 후반 10분 미드필드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려 곽태휘의 쐐기골을 도운 것.
유독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온 송정현이 허정무호 합류를 하루 앞두고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올 시즌 3골에 2도움을 기록 중인 송정현은 허정무 국가대표 감독이 전남 사령탑 시절 FA컵 2연패(2006, 2007년)를 달성할 때 두 대회 연속 결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던 활약을 떠올릴 만큼 이날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공수 조율로 박항서 전남 감독의 신임을 듬뿍 얻어냈다.
박항서 감독은 "송정현이 올 시즌 무릎 부상 이후 2군에서 많은 훈련을 했고 팀에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할 정도다.
그렇다고 송정현이 프로 무대에서 성공 가도를 달려온 것은 결코 아니다.
1999년 전남에 입단한 송정현은 데뷔 시즌 단 5경기에 출전해 1골, 1어시스트만은 기록했다. 그해 발목 수술로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한 뒤 몸까지 안 좋아 두 시즌 동안 허송세월하며 축구를 그만둘까 고민도 했다. 이 때문에 2001년까지 3년 동안 출전 횟수도 23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2003년 대구FC로 둥지를 옮겨 주전으로서 입지를 굳히긴 했지만 축구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06년 친정팀 전남으로 다시 이적한 송정현은 그해 35경기에 나서 6골을 넣고 5개 도움을 보태며 부활을 예고했다.
전남도 두 대회 연속으로 FA컵 결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송정현의 활약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첫 팀이 됐다.
FA컵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위업에 힘입어 국가대표 지휘봉까지 잡은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이번에 태극마크를 단 송정현에게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상황.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올해 1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송정현이 K-리그에서처럼 허정무호에 선발돼서도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팬들이 벌써 주목하고 있다.
늦깎이 송정현, 허정무호에서 일 낼까
입력 2008-10-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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