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가진 것 없는 사람이 유일하게 성공하는 길은 '연예스타' 혹은 '스포츠스타'가 되는 것뿐이다'. 트럭 운전사에서 전설적인 로큰롤의 스타가 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말이다. 부와 명예가 세습되어지는 세태에서 단지 자신의 타고난 재능하나로 명성과 부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빠르고 유일한 길은 아마 연예계와 스포츠계뿐일 것이다.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들의 면면을 보라. 세간의 잣대로 보면, 그들이 학벌 좋은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세도 있는 명망가 집안도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성실함만으로 지금 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돈과 인기를 기준으로 연예인들을 분류했을 때 피라미드의 정점이 스타다. 그러나 실제 스타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몇 명 되지 않는다. 생계를 걱정하는 연예인들이 훨씬 많지만, 소수의 스타는 부와 명성을 거머쥐며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고 정치·사회 각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스타의 영향력은 대중이 부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다. 우상숭배의 변종이라 할 수 있다. 우상으로부터 얻고자 했던 위안과 평안을 그리고 삶의 양식을 스타에게서 찾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는 대중이 부여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려 끝없이 노력한다. 순간의 이미지에만 갇혀 있다면 그 생명력은 보장받을 수 없다. 지금은 잊혀진 스타가 얼마나 많은가.

KBS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개그맨 유재석의 MC 1회 출연료는 900만원, 강호동 850만원, 신동엽·탁재훈·신정환은 800만원이었다. 스타의 몸값으로 봐서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수 있으나 적어도 공영방송으로서는 적절치 않다. 과도한 지출을 하며 스타를 캐스팅하는 이면에는 시청률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것이고, 시청률 지상주의는 결국 광고수입 등을 극대화하려는 저의(?)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은 지상파 상업방송이나 케이블 방송과는 달라야 한다. 제작비 증가와 광고비 부담에 따른 상품가격의 상승 등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소수 스타에 의존한 안이한 프로그램 제작은 시청자에게 다양한 정보·오락·교양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고 '그 나물에 그 밥'일 수밖에 없다. 'B급 훔쳐보기 프로그램'이나 낄낄거리며 '시간 죽이기 프로그램'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엔 요즘 시청자의 주머니가 너무 얇다.

/문화커뮤니케이터·한국외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