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 가운데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으로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군포소방서 산본119안전센터 강경원(48) 소방장.

국민의 재난구조와 안전을 위해 최일선에서 첨병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9일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신창기)에 아동화 450켤레(765만원 상당)를 흔쾌히 기증했다.

겸연쩍은듯 말을 아끼던 그는 "가족들이 우연한 기회에 매스컴을 통해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는 지구촌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가게에 있는 신발이 떠올라 이를 기증하기로 했다"며 "아동화 매장을 운영하는 아내와 평소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은 딸 희승이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강 소방장은 이날 전달과정에서 모금회 측이 아동화 품질에 만족해 하며 수요자가 많을 것이라고 하자 추가로 200켤레를 택배로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강 소방장의 어려운 이웃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달 초에는 관할 지역내에 사는 이모(50·여)씨가 딸(21)이 가정문제로 나간 후 돌아오지 않는다는 딱한 사연을 하소연하자 위치추적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고 딸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이들 모녀가정의 어려운 사연을 알게된 강 소방장은 이씨에게 생활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아동화를 팔아보라며 150여 켤레를 2회에 걸쳐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24시간 맞교대 근무의 피곤함 속에서도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인 아내를 위해 비번인 날에는 아동화 매장 일을 틈틈이 돕는다는 강 소방장은 "직장 일과 집안일을 열심히 해야 다음에는 독거노인들을 모시고 나들이를 갈 수 있을 것 아니냐"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