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계급으로 제대한 것보다는 그냥 공익근무요원 근무한 것으로 기재해 주세요."

구청 교통과에서 주차 단속 공익근무 요원으로 26개월간 근무한 김모(27)씨는 지난달말 취업면접 도중 면접관으로부터 "왜 이등병으로 전역했냐"라는 질문에 답변을 하느라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또 "혹시 어디 아파서 의가사 제대를 한 것은 아니냐", "요즘도 이등병으로 제대하는 보충역(방위)이 있느냐"는 면접관의 계속된 질문에 김씨는 "공익근무요원 출신은 원래 병적기록이 이등병으로 표시됩니다"라는 간단한 답변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김씨는 특히 이등병에 대한 면접관의 불신 어린 눈초리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며 병역기록을 아예 공익근무 출신으로 하는 것이 훨씬 더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익근무요원제도란?

지난 1995년부터 도입된 공익근무요원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 목적 수행에 필요한 경비·감시·보호·봉사 또는 행정업무의 지원과 국제협력 또는 예술·체육의 육성을 위하여 병역의무의 한 형태로 운영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공익근무도 현역과 마찬가지로 국방의 의무 중 남자들에게만 주어진 병역의무를 다하는 셈이다.

공익근무요원은 행정관서 요원, 국제협력봉사 요원, 예술·체육 요원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일반적인 공익근무요원으로 익숙한 행정관서 요원은 보충역으로 26개월(2014년 6월 입대자부터는 22개월)동안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에 배치돼 공익 목적에 필요한 경비·감시·보호·봉사 또는 행정업무 등의 지원업무를 담당한다.

국제협력봉사 요원은 30개월 동안 개발도상국가에 파견돼 한국어 교육과 경제·사회·문화발전 등의 지원분야에서 근무를 하게 되며 보충역 또는 현역 입영 대상자로서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제협력요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선발·추천한 사람만 해당된다.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 월드컵 16강 이상,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위 이상 등으로 잘 알려진 예술·체육요원은 문화 창달과 국위 선양을 위한 예술·체육분야의 해당 특기분야에 34개월동안 근무하면 된다.

 
 
#공익근무요원 보수 및 혜택

공익근무요원의 봉급은 현역 병사를 기준으로 삼아 지급된다.

소집 월부터 6월까지 이등병 보수(7만3천500원), 7월부터 13월까지 일등병 보수(7만9천500원), 14월부터 21월까지 상등병 보수(8만8천원), 22개월 이상 병장 보수(9만7천500원)를 각각 지급받는다.

또 공익근무요원에게는 현역병과 달리 중식(점심)이 별도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1일1식 기준으로 중식비 5천원과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실비 지급을 원칙으로 일정액의 교통비가 지급된다.

행정관서 요원으로 복무하고 소집이 해제된 공익근무요원은 복무기간이 군경력으로 인정된다.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때 1~3년의 상한연령 연장되고 호봉·임금 결정시 복무기간도 근무 경력에 포함되며 공무원 재직기간 산입에서도 현역병 전역자와 동일한 혜택이 주어진다.

또 병역법 개정으로 지난 2004년부터는 복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방송대학·사이버대학에 한해 수학할 수 있고 출석수업(연가 15일)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5개월 미만으로 복무기관장이 추천한 기간까지 이지만 본인의 연가를 활용해 연가기간(휴가기간 범위내)에서 허가를 받아 해외여행도 갈 수 있는 특혜도 주어진다.

#공익근무요원은 장군(將軍)의 아들(?)

공익근무요원이 도입되기 전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의 대표적인 농담거리 중 하나가 바로 "면제는 신(神)의 아들, 방위는 장군(將軍)의 아들, 현역은 어둠의 자식"이다.

이러한 농담은 방위가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됐을 뿐 여전히 남자들 문화 속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공익근무요원 또는 방위산업체 근무자의 병역에 대해서는 병적증명서나 초본에 일괄적으로 '이등병 복무만료 소집해제'로 표시하고 있다.

이는 공익근무요원과 방위산업체 근무 요원은 교육소집돼 군사훈련을 받는 기간 동안만 군 인사법이 적용돼 군번과 계급, 군사특기 등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익근무요원은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만을 받는 기간 동안만 국방부 소속으로 6개월 미만의 이등병 계급이 주어질 뿐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소속 기관에 따라 계급을 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공익요원도 근무 환경만 다를 뿐 똑같이 병역의무를 다하는 것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계급까지 진급시켜주는 게 옳지 않느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