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상대로 막판 대세를 장악, 이변이 없는 한 미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 당선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현재(현지시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매케인을 5-9%포인트 정도 앞서 나가며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는 50%의 지지를 얻어 45%의 매케인을 5%포인트 차로 제압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오바마 52%, 매케인 44%로 8%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여론조사, 로이터-조그비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와 매케인의 지지율 격차가 모두 9%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는 미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기준인 대의원 확보 수에서도 이미 당선에 필요한 과반 270명을 넘어섰다. CNN방송은 오바마가 277명, 매케인이 174명의 대의원을 얻을 것으로 점쳤으며, 정치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306명 대 157명으로 오바마의 월등한 우위를 예상했다.

   또 오바마는 오하이오, 플로리다, 미주리,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등 격전지로 불리는 `스윙 스테이트'에서 매케인을 3-4%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뿐 만아니라 실제 30여개 주에서 실시된 조기투표에서 오바마는 매케인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오고 있어 백악관 입성을 위한 오바마의 거침없는 질주를 매케인이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인다.

   워싱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제 승패보다 오바마가 어느 정도 격차로 압승할 것이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대선에서 유효득표율 기준으로 일방적인 승부가 났던 선거는 빌 클린턴이 밥 돌을 8.5%포인트 차로 누른 1996년 선거, 로널드 레이건이 지미 카터를 9.7%포인트 격차로 이긴 1980년 선거가 꼽힌다.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 기간 메카톤급 돌출변수가 없는 한 오바마는 미국 건국 232년만에 처음으로 소수인종인 흑인출신 첫 대통령에 당선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가 백인인 매케인을 따돌리고 승기를 굳히고 있는 이유는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꼽히는 경제위기에 대한 두려움, 이라크전 등으로 상징되는 조지 부시 집권 8년에 대한 피로감 등을 들 수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부터 변화와 희망을 선거운동의 화두로 내세운 오바마는 이런 점에서 백인유권자들의 광범위한 지지까지 흡수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44%의 백인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어 1976년 지미 카터의 47% 이래로 민주당 대선후보로는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오바마의 당선은 백인 주류사회가 지배해온 미국의 정치,사회 구도에 일대 혁명적인 충격파를 던지면서 워싱턴 정치는 물론 사회 전반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매케인이 예상을 깨고 막판 대역전에 성공, 공화당의 정권연장을 이뤄낸다면 이는 미 대선 사상 최대의 파란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여론을 주도하는 워싱턴 포스트와 LA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등에 이어 뉴욕타임스까지 오바마 지지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매케인이 오바마의 대세론을 뒤엎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오바마는 소액 개미군단을 중심으로 인터넷 선거자금을 충분히 확보, 막판 TV광고 등에 쏟아붓고 있는 반면, 매케인은 연방정부 보조금 상한액에 묶여있어 맞불 광고전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오바마의 선전에 힘입어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 의석 수를 불리며 다수당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상원선거를 통해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를 받지 않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슈퍼 60석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