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후회할만한 이메일 전송을 방지하기 위해 낸 묘안이다. 내년 봄부터 실시 예정이라 하는데 늦은 밤과 주말에 메일을 전송할 때에는 간단한 수학문제를 풀어야 이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발상이 재밌다. 역시 구글이다. 메일을 보내놓고 후회해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동감한다.
저녁내내 술잔을 들이켜며 괴롭히던 상사에게 온갖 저주의 발언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집에 도착하여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메일쓰기를 열어 부장의 온갖 악행을 비난하고, 보내기를 클릭한 후… 괜히 보냈다는 생각이 들면서, 밀려드는 후회에 취기는 사라져버리고, 어찌 부장님의 얼굴을 뵈어야 하는지….
헤어진 옛 연인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메일을 보내놓고, 부질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잠 못 이루던…. 잘난 체하는 동료에게 "너나 잘 하세요~" 라는 비아냥과 함께 보낸 메일….
구글은 너무 피곤하거나 감정적이어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할지 예측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단다. 어찌 메일 보내기에만 해당할까. 후회할 짓 하지 말자면서도 순간적 행동으로 쌓이는 것이 후회아닌가?
자신을 비하했다하여 욱하는 성질에 욕설을 내뱉은 그 장관도 그 순간 2+3=?, 6×5=?, 10÷2=?…를 한번 풀어 보았으면….
'악플' 이라는 메스로 타인과 자신의 가슴을 베어버린 그 여직원도 그 순간 2+3=?, 6×5=?, 10÷2=?…를 한번 풀어 보았으면….
시험 성적이 좋지않은 아이에게 핀잔주기 전에, 사장님 면전에 사표내기 전에, 끼어들기를 하는 운전자에게 욕지거리를 내뱉기 전에 네댓개의 간단한 문제를 먼저 풀어보았으면 한다. 지친 마음에, 욱하는 성질에… 보내기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후회는 밀려온다.
순간적 즉흥에서 벗어나 평상심을 잃지 않을 몇 개의 문제를 준비해야겠다.
/문화커뮤니케이터·한국외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