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프로축구 순위 싸움에 열을 올리는 K-리그 전사들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 나설 허정무호 탑승을 위한 최종 시험대 위에 오른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다음달 3일 카타르 평가전(15일 오전 1시.도하)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정(20일 오전 1시35분.리야드)에 나설 23명의 태극전사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치러질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5라운드 경기가 대표팀 승선을 노리는 '예비 태극전사'들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허심(心)을 따내라
허정무 감독은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에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스트라이커 정성훈(부산)과 송정현(전남), 김형범(전북) 등을 투입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사우디 원정을 앞두고도 허 감독의 선발 기준은 그대로 유지될 예정인 만큼 새로운 '허정무호 황태자'가 되기 위한 K-리거들의 경쟁도 뜨겁다.
특히 이번 주말 경기는 내달 3일 예정된 대표팀 명단 확정을 앞둔 마지막 경기라서 허정무호 재승선을 노리는 선수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역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아시안컵 음주파문에 따른 징계가 해제되는 이운재(수원)의 재발탁 여부다. 이미 이운재는 K-리그에서 수원의 선두권 유지에 커다란 몫을 차지할 만큼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한결 가벼워진 몸에 노련한 판단력을 앞세운 이운재는 이미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터라 이번 경기를 통해 검증을 받는다.
◇1만호골 주인공 누굴까
프로축구 K-리그 통산 1만호골의 영광은 누구의 몫으로 돌아갈까. 축구팬들이 유력한 주인공으로 손꼽은 이근호(대구)가 과연 기대에 부응하고 골 폭죽을 터트릴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83년 출번한 프로축구는 통산 9천987골을 수확해 역사적인 1만호 골에는 13골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 경기당 평균 2.62골이 생산된 걸 고려하면 주말 7경기에서 대기록이 작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근호는 내달 1일 오후 3시15분 대전과 원정경기에 출전한다. 11위 대구(승점 25)와 13위 대전(승점 19)은 나란히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물 건너간 상황이지만 '톱 10'으로 시즌 마치기 위한 막바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팀 모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해 1만호골 주인공이 나올 유력한 경기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정규리그에서 11골을 터트린 이근호는 1만호골과 더불어 시즌 마감까지 남은 두 경기에서 득점 선두 두두(성남.15골)를 제치고 '토종 득점왕'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팬들이 선택한 1만호골 주인공 2순위 에두(수원)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는 전남과 만나 쉽지 않은 골 사냥이 예고된다.
만약 앞선 경기에서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으면 내달 2일 부산과 만나는 데얀(서울)이 행운을 차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