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나선 한국 19세 이하(U-19) 축구대표팀이 200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에서 영원한 맞수 일본과 4강 진출을 다툰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의 프린스 모하메드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전반 23분 김보경(홍익대), 후반 32분 문기한(FC서울)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시리아와 첫 판에서 1-0으로 이긴 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던 한국은 2승1패가 돼 UAE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8일 오후 10시15분 같은 장소에서 A조 1위 일본과 4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이번 대회 4강에 들어야 내년 이집트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같은 B조의 UAE는 시리아를 2-0으로 완파하고 3연승 행진으로 조 1위를 확정, A조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을 벌인다.

   일본은 앞서 열린 사우디와 A조 3차전에서 1-1로 비겨 나란히 2승1무가 됐지만 골득실차에서 앞서 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김동섭(시미즈)과 조영철(요코하마FC)을 투톱에 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이라크와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3위로 처져 있던 한국은 8강에 오르려면 반드시 이겨야 했다.

   예상대로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전반 8분 미드필더 서정진(전북)이 아크 오른쪽에서 날린 오른발슛은 상대 골키퍼의 손을 스쳐 코너아웃됐다. 20분에는 미드필더 구자철(제주)의 코너킥에 이은 수비수 윤석영(광양제철고)의 헤딩 패스를 김동섭이 골 지역 정면에서 재차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역시 골키퍼가 가까스로 잡아냈다.

   결국, 전반 23분 이라크 골문이 열렸다.

   구자철이 상대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오른발슛을 날렸고, 공이 골키퍼 손에 맞고 반대편으로 흐르자 김보경이 달려들며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었다.

   일격을 당한 이라크는 2차전까지 팀이 기록한 세 골을 혼자 넣은 스트라이커 알리 우다흐 할부스가 전반 39분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김승규(울산)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40분 오른쪽 측면을 맡았던 서정진을 빼고 유지노(전남)를 투입한 한국은 1분 뒤 구자철의 코너킥에 이은 수비수 김영권(전주대)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 손을 스쳐 골대를 맞고 나와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이후 불안한 리드가 이어졌다. 이라크는 비기기만 해도 8강 티켓을 가져갈 수 있어 후반 들어 강하게 밀고 올라왔다. 한국은 위험지역에서 상대 선수를 번번이 놓쳐 수차례 슈팅을 허용했고, 다행히 정확도가 떨어져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다.

   움츠려있던 한국은 후반 32분 문기한의 추가골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문기한은 아크 정면으로 공을 몰다 상대 수비가 느슨한 듯하자 바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아 넣었다. 8강행의 쐐기를 박는 값진 골이었다.

   전의를 잃은 이라크의 공격은 이후 급격히 무뎌졌고, 한국은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C조에서 2연승으로 1위를 달리는 중국과 1승1무로 기록 중인 지난 대회 챔피언 북한은 6일 조 1위 자리를 건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치고 D조에서는 나란히 1승1무인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이 각각 요르단, 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