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경기(20일 새벽 1시35분.사우디 리야드)를 앞두고 10일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이날 낮 12시 NFC에 모여 식사와 휴식을 한 뒤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정도 러닝과 스트레칭, 패스, 슈팅 훈련 순으로 첫날 훈련을 했다.

   이날 소집에는 대표팀 엔트리 25명 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해외파 5명을 제외한 국내파 20명이 모두 참가했다.

   지난해 아시안컵 음주사건으로 받았던 대표팀 1년 자격정지 징계가 풀려 허정무호에 승선한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부상에서 회복한 염기훈(울산),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처음 단 수비수 임유환(전북), 미드필더 하대성(대구)도 다소 어색한 표정이었지만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이 전날 K-리그 26라운드 혈투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술 훈련을 생략하고 대신 몸을 푸는 피로 회복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가벼운 훈련을 마친 선수 가운데 전담 키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큰 `프리킥 달인' 김형범(전북)과 `왼발 스페셜리스트' 염기훈, 김치우(서울)는 세트피스 상황을 설정하고 킥 연습에 집중했다.

   반면 전날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던 이청용(서울)과 정성훈(부산), 김정우(성남)는 상황에 맞춘 슈팅 연습으로 볼 감각을 살렸고 주전 수문장 자리를 다투는 이운재와 정성룡(성남)은 김현태 골키퍼 코치의 지시에 따라 별도 훈련을 했다.

   해외파 5명이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16일과 17일 합류함에 따라 박지성이 맡았던 주장은 최연장자인 이운재가 임시로 맡기로 했고 염기훈이 부주장으로 선임됐다.

   훈련을 마친 허정무 감독은 "해외파 5명이 합류하지 않았지만 국내 선수들이 부상 없이 소속팀 경기를 잘 마치고 합류했다"면서 "사우디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년5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운재는 "다시 대표팀에 돌아와 영광"이라면서 "낯설지만 빨리 적응할 것 같다. 맏형이라는 생각보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최종예선 2차전까지 A매치 두 경기 연속 두 골을 사냥했던 대표팀의 골잡이 이근호(대구)도 "사우디는 피할 수 없는 상대인 만큼 저번 경기처럼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집중하고 강한 정신력을 발휘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은 11일 오전 같은 곳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 뒤 같은 날 밤 11시55분 카타르와 평가전(15일 오전 1시)이 열리는 도하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