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중 박지성이 누구인가요?"
   축구대표팀이 13일 오전 1시(현지시간 12일 오후 7시) 중동 원정 중간 기착지인 카타르 도하에서 첫날 훈련을 한 아스파이어돔 옆 보조구장.

   15일 카타르와 평가전을 앞두고 본격 담금질을 시작한 한국 대표팀의 훈련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카타르 현지 사진 기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찾았다.

   외국 취재진이 소속팀 경기 일정 때문에 16일 카타르에 도착해 대표팀에 합류하는 박지성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지원팀은 박지성이 아직 카타르에 오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외국 취재진들은 실망한 기색을 보이며 다른 한국 선수를 지목해달라고 요청했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 골문을 지켰던 `거미손' 골키퍼 이운재(수원)가 박지성 대타로 외국 사진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세계 최고의 프로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는 박지성의 유명세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박지성의 명성은 두바이에서도 확인됐다.

   축구대표팀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환승하는 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국제공항에 3시간 정도 머물렀다.

   공항에는 카타르로 훈련을 떠나는 두바이 국제고등학교 수영선수 10여명이 태극전사들을 보고 몰려들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한국 수영 스타로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이자 2006 도하아시안게임 3관왕인 박태환(경기고)을 아느냐고 물었고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아는데 박태환은 모르겠다"는 엉뚱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축구 선수 박지성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이들 수영 선수들이 TV를 통해 익숙하다며 한국 선수들에게 다가와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등 분위기가 금세 달라졌다.

   축구 열기가 높은 중동에서는 박태환보다 박지성이 한 수 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