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남부지방 일부를 제외하면, 단풍 절정기는 이미 지났다.

지난달 3일 강원도 설악산 대청봉에 첫 단풍이 든 이후 전국 '단풍명소'는 주말마다 찾아든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바쁜 일정때문에, 넘치는 인파가 싫어 단풍구경 행렬에 동참하지 못한 이들도 있다. 인천과 인근 지역에는 전국에 알려질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단풍명소가 없어 '가을구경'에 쉽게 나서지 못했던 이들도 많다. 인천관광공사가 이달 초 발표한 '11월의 인천 여행지' 테마는 '늦게 물드는 인천 가을'이다. 관광공사는 시민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늦가을 관광지 4곳을 뽑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늦가을의 호젓한 정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 문성정보미디어고등학교

학교구성원 구역별로 교정 숲관리
■ 문성정보미디어고등학교


지난 30년간 학교 구성원들이 가꿔온 교정은 문성의 자랑이다. 남동구 만수동에 있는 문성정보미디어고 교정은 지난 2006년에는 산림청과 (사)생명의숲국민운동 등이 공동으로 매년 여는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학교숲 분야에서 장려상(어울림상)을 수상했다.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졌고, 오솔길 사이에는 조각품과 장승이 놓여 있다. 문성정보미디어고는 학년·학급·동아리·학부모·동문회 등이 교정을 구역별로 나눠 학교 숲을 관리한다. 이들의 관심과 애정이 오롯이 학교숲에 깃들여 있다.

홍룡지(연못)에는 자라와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국내외 동·식물 표본과 희귀 암석 등을 전시한 자연사박물관은 현장체험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드라마와 CF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지하철 간석오거리역에서 내려 마을버스(523번)와 시내버스(62번)로 갈아타면 학교에 찾아갈 수 있다. 문의:(032)465-6503

▲ 인천수목원

하루세번 1시간씩 '탐방해설' 운영
■ 인천수목원


남동구 인천대공원 안에 지난달 2일 개장한 인천수목원(23만㎡)에는 꽃과 나무 21만여그루가 심어져 있다. 탐방로를 따라 걸으며 활엽수원·오감식물원·자연생태원 등 40여개 전시원을 관람할 수 있다. 수목원은 탐방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탐방해설사는 관람객들에게 '나무이야기'를 들려준다. 해설사와 함께 하는 한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다. 가족과 함께 나서는 나들이 장소로 적합하다. 탐방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매주 화~토요일, 하루 3번씩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각각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에 시작해 한 시간씩 진행된다. 시간당 참가제한 인원은 100명이다. 프로그램 참가비를 비롯해 수목원 입장 요금은 무료다. 매주 월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문의:(032)440-4956

▲ 자유공원

수북이 쌓인 낙엽 밟으면 '바스락'
■ 자유공원


매년 가을 결혼시즌이 되면 예비 부부들이 웨딩 촬영을 위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자유공원 앞 비둘기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에 산책길이 나 있다. 산책길에는 11월 중순부터 낙엽이 수북이 쌓이기 시작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길을 걷는 기분이 남다르다.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이곳에 오면 아이들과 함께 근대 건축물을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자유공원 부근에는 일제강점기때 이곳에 살던 외국인들이 사교장으로 활용한 제물포구락부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역사자료관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1966년 이후에는 시장 공관으로 사용됐다. 2001년부터는 인천 개항장 역사자료를 보관하는 자료관으로 쓰이고 있다. 문의:(032)773-3498, 인천역사자료관.

▲ 중앙공원

터미널 옆 9지구는 온통 붉은 빛깔
■ 중앙공원


도심 한복판에서 가을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남구 관교동에서 남동구 간석동까지 이어지는 35만㎡ 규모의 중앙공원은 '인천의 허파'로 불린다.

중앙공원은 모두 9개 지구로 나눠졌다. 인천시는 지구별로 수목 특성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간석동에 있는 1지구에는 유실수(감·대추 등)를, 인천버스터미널 부근에 있는 9지구에는 단풍나무를 집중적으로 심는 식이다. 야간 조명시설도 지구에 따라 특성화돼 있다. 은은한 조명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곳도 있고, 환한 조명 아래서 쉴 수 있는 장소도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터미널역·종합문화예술회관역·인천시청역 등에서 내리면 공원과 바로 연결된다. 종합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서는 시시때때로 거리 공연도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