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화려한 주목을 받았던 44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미국인들은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을 얻게 되었다.

100% 흑인이 아니다, 진보 성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여러가지 논란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보수 성향의 공화당' 8년 집권을 무너뜨리고 '진보 성향의 민주당' 출신, 그것도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입사 이후 미국 대선 관련 특보를 두 번 진행했다. 2004년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었고, 올해는 아시다시피 '오바마 대통령 탄생' 방송이었다.

▲ 이광연 YTN 뉴스 진행자
두 번의 특보를 지켜보면서, 아니 겪어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왜 우리가 요란하게 미국 대선 방송을 해야하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미국이란 나라는 무시할 수 없는, 그냥 훑고 지나갈 수 없는 강대국이자 대한반도 정책과 많이 유관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어떤 정치 세력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점 설명이 필요없는 현실이다.

그렇다. 우리는 누가 집권하느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만 알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속해 있는 언론사를 비롯해 우리의 방송 태도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 준하는 호들갑스러운 방송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것도 거의 실시간 생중계 수준이다. 물론 남의 나라 대통령 선거 과정이 보는 이에 따라서는 흥미진진한 방송 소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고단한 생활 속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싶은 시청자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 누가 대통령이 돼서, 그래서 한국·북한·6자회담·국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만 따지면 되는게 아닐까? 적지않은 비판을 받고 있는 복잡한 미 대선 방식에 대해 공부를 하고 방송에 임했더니 다소 억울한 생각에 8년차 뉴스 앵커로서 푸념을 늘어놓아 본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지나친 외국어 남용이다. 미국 대선 방송이다보니 러닝메이트, 스폰서, 블랙혁명 등 엄연히 우리말이 있는 단어들조차 외국어로 도배되고 말았다. 여기는 한국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해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