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가 일찌감치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에 들어갔다.

   이미 감독과 코치진은 물론, 대표 후보 48명까지 추린 일본 대표팀은 13일 아시아시리즈 1차전이 열린 도쿄돔에 대거 출동해 한국 야구 정보수집에 열을 올렸다.

   14일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 기록원들은 물론이고 다카시로 노비히로 내야 수비 주루코치까지 직접 나와 SK 경기 모습을 지켜봤다.

   대표팀 3루 주루 코치를 맡게 될 그는 "한국을 이겨야 (본선이 열리는 미국으로) 바다를 건너갈 수 있다. (WBC에서도) 김광현이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정보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정보는 열심히 모았지만 평가는 신중했다. 13일 1차전에선 유인구가 적고 스트라이크와 볼이 확실히 구분돼 일본 타자들이 공략하기 쉬웠지만 이게 김광현의 진짜 실력이라고는 단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때 주니치 코치를 맡았던 다카시로는 "작년부터 김광현을 봤다. 오늘(13일)은 베스트가 아니었다"며 "베이징올림픽 때엔 그의 공에 힘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WBC를 앞두고 김광현 공략법도 일본 신문에 소개됐다.

   스포츠호치 야구평론가 가토리 요시타카는 일본 오른손 타자가 김광현의 몸쪽 슬라이더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WBC 대회에 나오는 심판들은 올림픽 심판들보다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몸쪽 슬라이더를 흘려 넘기면 김광현의 구질을 파악하기 쉽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WBC에선 이 전술이 더욱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의 WBC 스트라이크존 적응 훈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산케이스포츠 야구평론가 에모토 다케노리는 한국 타선의 약점을 짚었다.

   박재홍이나 이진영처럼 파워에 자신이 있어 홈런을 노리는 타자와 나주환처럼 맞추는데 급급한 타자들이 분명하게 구별된다는 것.

   에모토는 "홈런을 많이 쳐도 타율이 낮은 선수는 WBC 같은 단기전에 적합하지 않다"며 "시즌 타율이 높은 교타자가 무서운데 SK에선 그런 타자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 대표팀에 숨은 힘이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스포츠호치 평론가 가토리는 "한국 야구선수들은 일단 대표팀에 들어가면 상비군처럼 힘을 발휘한다"며 `태극마크'의 힘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