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문에 우리나라 지하철역의 이름 표기가 제각각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어떤 곳은 한자표기가 있고, 어떤 곳은 한자표기 없이 로마자표기만 있고 게다가 더 우스운 것은 '무슨무슨 역' 가운데 '역' 만 한자로 표기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

통일된 어떤 지침 (흔히 말하는 '가이드라인') 이 없는 것이 원인일 것이며, 또는 더 나아가 그 지침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없거나 그저 그런 지침 따위는 쉽게 생각하는 것이 더 큰 원인일 것이다.

무엇이든지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 이 기준이 없거나 또는 모호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우스운 일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준은 사회와 국민들이 모두 함께 해야 할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우두머리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을 대변하는, 소위 지도자들이 사회 전체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잘 끌어안고 다듬어 올바른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앞서 말한 기사 내용은 통일되지 않은 표기를 주로 문제 삼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한자와 로마자 표기에 열중해야 하느냐이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관공서 등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또는 이제 다문화사회가 되어 버린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로마자 또는 한자를 대문짝만하게 함께 표기하고 있다.

다문화시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은 좋은 일이며 잘 하는 일이지만, 어쩐지 그것이 변명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실제 중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들이 알아보지도 못하는 한자표기가 대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각 지자체와 관공서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영어이름을 만들어 쓰고 있는데, '하이서울'이 과연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이 될 수 있을까?

지금 이 사회는 잘못된 기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인해 엉망인 것 같다. 우리 모두가 나서서 올바른 기준을 세우고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한솔 한글문화연대 간사